팬택 베가 넘버6 풀HD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5.9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얹어 동영상과 인터넷 콘텐츠를 널찍한 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한 화면에서 여러 기능을 즐길 수 있는 멀티 미니 윈도로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물론 화면이 커진 만큼 휴대성이나 조작성이 관건일 수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꼼꼼하게 따져봤다.
◇ 화면 키워 보는 맛 살려 ‘후면 터치’ 눈길
스마트폰 화면이 커질수록 필연적으로 휴대성과 조작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베가 넘버6 풀HD는 화면이 5.9인치로 늘었지만 가로 폭은 83.2mm에 불과하다. 5인치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80.5mm)와 견줘도 큰 차이가 없다. 한 손으로 모든 걸 조작할 수는 없지만 한 손에 들기는 무리 없는 수준이다. 무게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서 210.5g으로 늘었다. 6인치 디스플레이에 맞는 화면보호필름을 구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해 화면보호필름도 하나 기본으로 제공한다.
6인치에 가까운 화면을 담다 보니 한 손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하는 건 당연히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면 카메라 바로 아래에 노트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터치패드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인 브이터치를 내장했다. 손가락을 상하좌우로 문질러서 스크롤할 수 있고 같은 장소를 두 번 터치하면 미리 지정한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된다. 다만 브이터치를 기본 내장 앱에서만 쓸 수 있는 건 다소 아쉽다.
전원 버튼은 오른손 엄지가 닿는 위치에 달았다. 본체 아래에는 충전과 파일 전송을 위한 마이크로USB 단자와 지상파DMB 안테나를 담았다. 마이크로유심과 마이크로SD카드를 끼우려면 근거리통신기술(NFC) 안테나를 겸하는 뒷면 덮개를 벗겨야 한다. 마이크로유심을 끼우려면 배터리를 들어내야 하지만 마이크로SD카드는 바로 꽂을 수 있다.
전원을 넣고 설정을 마친 뒤 다시 화면을 켜면 풀HD로 선명하게 나타나는 잠금 화면에서 바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풀HD 동영상을 재생하면 동영상이 빈틈없이 화면에 들어찬다. 기존 HD급 스마트폰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터페이스는 베가R3 등 기존 팬택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각종 메뉴 색상이나 화면 전환 효과, 속도를 세세하게 설정할 수 있어 입맛에 맞게 화면을 꾸밀 수 있다.
◇ 풀HD에 걸맞은 쿼드코어 심장, 체감성능 높아
기존 HD급 스마트폰은 대부분 1280×720화소 디스플레이를 썼다. 반면 베가 넘버6 풀HD는 1920×1080화소 디스플레이를 얹었다. 표시해야 할 공간이 넓어진 만큼 이를 처리하는 프로세서 성능도 중요해진 셈이다. 이 제품은 1.5GHz로 동작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S4프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썼다. 28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들어서 전력소모와 발열량을 크게 낮췄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쿼드런트) 실행 결과는 7864점이다. 지난해 나왔던 쿼드코어 스마트폰보다는 높고 5.3인치 스마트폰인 베가 R3와 비슷한 수준이다. 화면 전환 속도나 앱 실행 속도도 기존 HD급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한 세대 전에 쓰였던 LTE 스마트폰용 AP와 동작 속도는 같지만 실제 성능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재생 가능한 음악 파일은 MP3 외에 AAC, WMA, OGG, FLAC 등이다. 동영상은 H.264와 WMV를 바로 재생할 수 있다.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로 재생되지 않는 영상도 MX플레이어 같은 외부 앱을 이용하면 재생 가능하다.
카메라는 화면 앞에 200만 화소 풀HD를, 뒤에는 1,300만 화소급을 달았다. 여기에 블루필터를 곁들여서 사진 중앙부와 주변부에서 나는 색상 차이를 낮췄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샌드위치) 이상 버전에 탑재한 제로셔터랙 기능 덕에 셔터를 누르고 사진이 찍힐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 미만이다. 빛이 충분하지 않은 장소에서는 밝기를 달리한 사진 두 장을 찍어서 합치는 HDR 기능을 이용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풀HD 화면 덕에 찍은 사진을 세밀하게 확인하기에도 좋고 촬영한 사진에서 사람 얼굴을 자동 인식해서 태깅하는 기능도 갖췄다. 그림을 섞어봤지만 그려진 얼굴은 사람 얼굴로 인식하지 않는다.
저장공간은 32GB로 음악과 동영상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별 없이 자유롭게 저장할 수 있다. 용량도 마이크로SD카드로 2TB까지 늘릴 수 있다. 메모리는 요즘 나오는 여느 안드로이드폰처럼 2GB를 달았다. 배터리 용량은 3,140mAh이고 기본으로 두 개를 제공, 배터리 걱정을 덜었다.
◇ 미니 윈도 기능으로 ‘동영상·메모·전화’ 한번에 = 조작성 외에 대형 스마트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넓은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베가 넘버6 풀HD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작은 창으로 동시에 띄울 수 있는 멀티 미니 윈도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왼쪽 아래 메뉴 버튼을 오래 누르면 미니 윈도 메뉴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실행하려는 애플리케이션을 누르면 바로 작은 창이 나타난다. 미니 윈도 모드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은 동영상 뿐 아니라 카메라와 다이얼, 계산기, DMB 등 10개다. 동영상을 작은 창으로 띄우고 전화를 걸다가 메모 창을 불러내서 간단한 메모까지 가능하다. 화면을 가로로 돌린 상태에서 주소록이나 내장 앱을 실행하면 양손으로 쓰기 좋게 모드가 자동 전환되는 태블릿뷰 기능도 내장했다.
대형 스마트폰이 흔히 지원하는 메모 기능은 브이노트 앱에 담았다. 따로 전용 펜을 쓰지 않아도 손가락만으로 메모가 가능한 건 기존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다만 포토샵 같은 전문 프로그램처럼 그림 여러 장을 겹쳐 그릴 수 있는 레이어 기능을 포함해 보다 세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캠노트 앱을 이용하면 칠판, 화이트보드나 메모지에 적힌 글씨를 찍어서 메모지처럼 저장하기도 좋다.
LTE 스마트폰은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받아 오는 대신 기존 3G 스마트폰보다 전력 소모가 높다. 외부에서 통화와 데이터를 많이 쓴다면 배터리 두 개로도 모자라 보조배터리를 준비해야 하기 일쑤다. 이에 맞춰 배터리 용량도 2,500mAh 이상으로 높아진 탓에 충전 시간도 길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 충전에 2시간 넘게 걸리기도 한다.
베가 넘버6 풀HD는 고출력 충전기를 이용해 충전시간을 크게 줄였다. 배터리가 27% 남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고 1시간 동안 충전기를 연결해보니 30분만에 33%, 1시간만에 60%가 충전됐다. 50%가 충전되기 전에는 10분당 12% 가량 충전되지만 50%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충전 전류를 조금씩 줄이면서 배터리에 갈 수 있는 부담을 줄인다. 완전 충전에는 2시간이 채 안 걸린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 이버즈 총평 | 明鏡止水
베가 넘버6 풀HD는 7인치 스마트패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5.9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달아 이북·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넓고 시원하게 보여준다. 풀HD 영상을 여백 없이 있는 그대로, 웹서핑 화면도 마치 PC처럼 선명하고 깨끗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콘텐츠에 한층 몰입할 수 있다. 명경지수(明鏡止水)란 말이 어울리는 이유다.
6인치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달았지만 기존 5인치 스마트폰과 큰 차이 없는 휴대성과 후면 터치를 도입해 개선된 조작성도 주목할 만하다. 큰 화면에 걸맞은 고해상도를 살려서 마치 PC처럼 동시에 여러 앱을 실행할 수 있게 된 것도 반갑다.
디스플레이 이외에도 베가 넘버6 풀HD에는 숨은 장점이 많다. 브이프로텍션 기능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려도 내부에 저장된 개인정보나 중요한 데이터를 원격으로 강제 삭제해 준다. 기본 탑재한 바이로봇 모바일은 요즘 한창 기승을 부리는 개인정보 유출 악성 애플리케이션도 걸러준다. 보는 맛과 편리함에 안심까지 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