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정 인포섹 대표는 통상적으로 느껴지는 SK 기업 이미지에 살짝 비켜 서 있다. 일등정신을 강조하고 강한 회사를 주문한다. 직원들에게도 열정과 도전을 첫 번째 가치로 말한다. 그룹 CI에 그려진 나비 보다는 창공을 비행하는 매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업무에 관한 한 검을 허리에 차고, 창을 든 영화 300의 주인공 스타일이다.
신수정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대충 대충 직장생활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래서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량이 기본적으로 많다”고 설명한다.
신 대표는 99년 `IT리스크` 관리 사업에 눈을 뜬 이후 15년간 보안관제 컨설팅 등 위기관리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인포섹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3년 만인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공공 SI사업 참여 제한에도 불구하고 금융권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가 (시장에서) 통했다”며 “컨설팅 사업의 경우 법과 제도 변화에 따른 수요가 창출됐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2B 사업에서는 우리가 국내 보안업계 1위”라고 강조하면서 “3년 안에 확실한 1위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포섹은 올해 매출 1200억원을 사업목표로 설정했다. 신 대표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위해 3가지를 제시한다. 다름 아닌 고객사 경영진이 원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승부하고, 미래를 미리 준비하자는 의미의 `PNS(Premium, Next generation, Strong culture)`다.
신수정 대표는 “보안 서비스도 프리미엄화 시켜야 한다. 유지보수 요율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그에 합당한 가치를 서비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커피시장을 새롭게 창출한 것처럼,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컨설팅의 경우 단순한 취약점 분석 보다는 경영층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설계를 하고,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플랫폼화 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고 있다. 그는 “네이버 지식인과 위키피디아처럼 고객이 검색하면 다 나올 수 있는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이내에 매출 1조원 회사를 만들겠다”며 “현재 사업구조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차세대 비즈니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인포섹은 중장기적으로 B2C 시장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컨설팅 관제 SI 등 기업과 관공서를 대상으로 한 B2B 보안 사업만 하고 있지만, 모바일 보안 등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업도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물리보안 사업과 네트워크 IT보안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실험도 마련 중이다. 인포섹은 올해 들어 기업문화팀을 신설하고, 자사 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SK계열사라는 존재감 때문에 사업에서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신 대표는 “초기부터 그룹에 의존을 많이 하지 않고 있다”며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타 그룹사에 우리 제품이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상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혁신으로 세상에 공헌할 수 있는 회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