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수익 대부분이 애플,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최근 한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두 회사가 얻는 수익은 경쟁사들의 손실 덕분에 10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각) 캐나코드 지누이티(Canaccord Genuity)가 발표한 2012년 세계 휴대폰 시장 수익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3%가 애플, 삼성전자에 귀속되고 있다. 애플이 69%, 삼성전자가 34%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2012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애플 72%, 삼성전자 29%로 101%다. 역시 100%를 넘는다.

두 회사의 수익이 100%를 넘는 것은 경쟁사들의 손실 때문으로, 이 조사에 따르면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은 수익이 제로이거나 마이너스이다. 즉 밑지면서 파는 회사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현재 세계에는 300여 휴대폰 제조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캐나코드 지누이티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휴대폰 수익이 HTC, LG전자, 소니, 노키아는 0%다. 블랙베리, 모토로라는 -1%다. LG전자, 소니의 경우 휴대폰이 한 사업부서이지만 HTC나 노키아, 블랙베리 등은 휴대폰 전문 기업이기 때문에 휴대폰 수익은 기업 전체의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2012년 전체 수익과 2012년 4분기 수익을 비교했을 때 노키아, 소니는 각각 -2%, -1%에서 0%로 4분기 수익이 호전된 것을 보여준다. 노키아의 윈도8 단말기가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니가 3분기부터 스마트폰 톱5 내 입성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블랙베리는 2012년 전체 수익 0%에서 4분기 -1%로 하락했다. 신제품이 1월 말 출시되면서 2012년 4분기 홀리데이쇼핑 시즌을 별다른 이벤트 없이 넘긴 덕분이다.
또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에서 역대 가장 낮은 연간성장률의 수익을 보고했지만 휴대폰 업계에서 가져가는 수익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전체 수익이 69%인 데 비해 4분기에는 72%로, 아이폰5 효과가 발휘됐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2012년 전체 수익은 34%이지만 4분기에는 29%로 내려앉았다. 두 회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4분기 업계 수익 점유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클 워클리 캐나코드 지누이티 애널리스트는 “애플, 삼성전자의 휴대폰 수익 독식 현상은 가까운 미래에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코드 지누이티 이전에도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 역시 지난 1월 말 보고서를 발표해 전 세계 모바일 단말기 업계 수익의 95%를 애플, 삼성전자가 나눠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조사에서는 4분기 휴대폰 업계 수익 중 70%인 160억달러가 애플에 귀속되며 삼성전자가 25%를 차지한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