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문자메시지(SMS)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푸시메시지`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푸시메시지는 통신사 서비스가 아닌 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무료로 대량 문자를 발송하고 고객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도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재작년 8월 기업은행이 계좌거래에 처음으로 푸시메시지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오는 2월 카드승인·펀드승인율·이자 결제일 알림 등으로 범위를 확장해 2차 오픈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오픈했고 우리카드는 지난해 11월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사업 계획에 푸시서비스 도입을 포함했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시스템 통합 과제 중 하나로 푸시서비스를 검토한다. 농협은 우선 마케팅 정보 전달에 푸시메시지를 도입할 계획이다.
푸시서비스는 이통사 서버를 경유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고객 스마트폰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초기 도입비를 제외하고는 금융사와 고객 모두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고객이 은행 계좌거래 정보를 SMS로 받아보려면 한 계좌당 900원, 카드 승인내역은 3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가령 한 통장계좌(900원) 이용 고객이 80만명이라면 매달 7억여원, 연간 80여억원을 SMS 서비스 비용으로 지불하는 셈이다.
금융사는 SMS 한 건당 평균 15원을 통신사에 지불한다. A은행의 경우 한 달 평균 SMS 발송 메시지가 2500만건에 이른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매달 약 4억원, 연간 약 50억원을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다.
푸시 메시지를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객은 해당 앱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서비스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금융사는 비용 부담 없이 무제한으로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현재 약 30만명이 `스마트알림` 푸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고객이 먼저 푸시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 비용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유라클과 핑거가 사업을 추진 중이며 원더풀소프트는 최근 `엠비즈톡`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타 제품과 달리 애플이나 구글 메시지 서비스 경유하지 않고 무선인터넷으로 직접 메시지를 송출한다.
라성욱 원더풀소프트 팀장은 “카카오톡 보급으로 개인 간 SMS가 무료화된 것처럼 향후 기업과 관공서에서 매월 발송하는 수천만건 업무용 SMS에도 무료화 열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