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의 원조는 18명의 과학자가 1966년 설립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다. 이 KIST에서 한국기계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분화돼 나왔다.
지금은 기초기술연구회 산하에 6개, 산업기술연구회 산하에 9개 총 15개 출연연이 진화 중이다.
지역분권 시대를 맞아 이들의 분화가 다시 속도를 냈다. 산업기술연구회 산하에는 지금까지 모두 28개 분원이 만들어졌다. 기초기술연구회 산하에도 25개가 있다.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 중인 지역조직과 설립 승인을 받아놓은 조직, 설립 신청을 준비 중인 조직까지 합치면 총 14개가 추가로 만들어진다.
국가R&D와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크게 기여해온 출연연 분원 운영 현황과 역할을 정리했다.
◇생기원 분원 최다…지역R&D 밑거름
산업기술연구회 산하 28개 분원이 연간 쓰는 예산은 지난해 3473억원이었다. 소관 출연연 전체 예산 2조1422억원의 16.2%를 썼다.
향후 건설 예정인 출연연 분원으로 올해 기계연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와 LNG·극저온기계기술시험인증센터를 비롯한 2017년까지 14개 분원이 더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이들 지역에 투입하는 예산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출연연 중에서는 생산기술연구원이 지역별 분원 12개를 운영하며 가장 활발한 기업지원 활동을 펼쳤다.
이어 ETRI와 전기연 등이 각각 3개 분원을 가동 중이다.
기초기술연구회 산하기관은 조직 특성상 기초부문 장비 대여나 천문대 중심으로 포진해 있어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다소 미약한 편이다. 그나마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7개 분원을 중심으로 기업 지원을 활발히 했다.
◇최근 주목받는 동남·대경권
지역별로 보면 울산과 부산, 대구 등 대경권과 광주 등지에 분원 건립이 집중 추진됐다.
부산은 한국기계연구원 부산레이저기술지원센터 설립이 확정돼 있다. 자동차 부품글로벌품질인증센터도 구축된다.
ETRI는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BCC)에 130여㎡(40평) 규모 `ETRI 공동연구실`을 마련해놨다. 부산 분원화를 위한 1단계 포석이다. 부산시와 500억원 규모가 넘는 `해양플랜트IT융·복합 프로젝트`를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동남권 전략산업과 융·복합IT를 활용한 산업구조 고도화가 최종 목표다.
기계연 부산분원도 속도를 냈다. 부산시는 335억원이 투입될 기계연 레이저기술지원센터와 460억 원 규모의 자동차부품품질인증센터를 기반으로 오는 6월 본부급 분원 설립을 신청한다는 복안이다.
김경식 부산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은 “생기원 첨단표면처리기술지원센터와 가스하이드레이트센터 설립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라며 “부산 기계 및 부품소재 산업 구조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광주, 신재생에너지에 관심
광주시는 올해 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분원 설립에 나선다. 광주분원은 중대형 에너지 저장기술 등 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 개발 및 실증을 담당하며 지난해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지역조직 설립계획 승인을 받았다. 현재 최종 설립 승인만 남아 있는 상태다.
전기연구원 광주분원 설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2015년 한전 나주이전을 계기로 전기관련 전문기관과 기업 이전 수요가 높아 분원 설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광주분원 설립안이 가결됨에 따라 산기연은 다음 달부터 5월까지 설립 타당성조사 연구를 진행한다. 올해 말 최종 설립여부가 결정된다.
광주시는 자체적으로 국립물연구소, 국제지열연구센터, 한국도시광산기술원 설립도 추진 중이다.
손경종 광주시 전략산업과장은 “새 정부가 과학기술을 활용한 미래경쟁력 강화를 국정 과제로 내세운 만큼 광주가 추진하는 각종 R&D 기관 유치 및 설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타신청예정지 포함, 자료: 산업 및 기초기술연구회)
박희범·임동식·서인주 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