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미관을 고려해 유리소재를 외벽 마감재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유리 마감재의 치명적 단점으로 지적되는 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소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력부족 문제가 화두로 부상한 상황에서 겨울철 난방비와 여름철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소재개발 및 양산에 업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윈도필름·로이유리·발열유리 등이 난방비 절감을 위한 기술로 떠올랐다.
윈도 필름은 자외선·적외선 차단을 위해 건물의 외부창이나 자동차 유리 등에 부착하는 필름을 말한다. 선진국에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건축물 외부 유리창에 고기능 윈도 필름을 적용하는 사례가 많으며 국내에서도 채택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에너지절감을 위해 윈도 필름 부착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각종 필름 업체가 윈도 필름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다.
SKC와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설립한 합작법인 SKCMNT로 본격적으로 윈도 필름 사업에 나섰다. SKC가 유통망 확보와 마케팅에 팔을 걷어 붙였으며, 미래나노텍은 열반사·열흡수 하이브리드 필름에 이은 고기능 패턴 필름도 내놓을 계획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공장 증설도 추진 중이다.
광학용 필름 업체인 상보도 윈도 필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상보는 해외 업체가 장악한 고기능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적외선 차단 필름을 개발해 건축용 시장에 진출했다. 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며, 유럽으로도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유리 자체에 열을 반사하는 특수 금속막을 코팅한 로이유리도 인기다. 로이유리 기업으로는 KCC와 LG하우시스 등이 대표적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인 로이유리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판유리 업체인 KCC도 더블로이 유리 등 고성능 코팅 유리를 내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리를 발열시켜 난방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발열유리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 기획에 들어갔다. 일반 유리창이 필름이나 유리로 열을 차단만 하는 데 그치는 수동형 유리창이라면, 발열 유리는 열차단뿐 아니라 난방까지 하는 능동형 유리창(액티브 월)이다. 유리창이 더워지면 외부의 찬 기운이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는 훈풍 방식의 난방 시스템을 대체할 수도 있다. 발열유리는 난방효율을 40%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부품연구원 관계자는 “각종 소재 기술을 통해 열이 빠져나가는 정도(열관류율)를 낮출 수 있다”며 “이미 유럽에서는 열관류율을 낮출 수 있는 유리가 상용화됐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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