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점심시간, 넓은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에 10여명이 둘러앉았다. 앞에 놓인 건 맛있는 도시락이다.
자유롭게 식사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주제는 스타트업이다.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고 피드백을 받는 1분 스피치가 시작됐다.
발표가 끝나자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스타트업을 직접 경험하고 많은 기업을 인큐베이팅한 선배의 전문적인 조언부터 이제 막 스타트업이란 단어를 접한 대학생의 편견 없는 의견이 더해진다.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게임도 진행된다. 참가자 두 명이 각자 생각한 단어를 동시에 말하면 두 단어를 합쳐 서비스 이름을 정한다. `하프 베이크드 아이디어(Half Baked Idea)`란 게임으로 `반쯤 구운 빵`이란 뜻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이미 유명한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게임이다. 참가자가 말한 두 단어 `핫(hot)`과 `스카이(sky)`를 더해 `핫스카이닷컴`이란 서비스가 탄생했다.
참가자는 즉석에서 서비스명에 부합하는 아이디어를 던진다. 패러글라이딩 같은 하늘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 정보와 커뮤니티 집합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1등을 차지했다. 서울스페이스가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도시락 웬즈데이(Dosirak Wednesday)` 모습이다.
도시락 웬즈데이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기관 서울스페이스가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행사다. 말 그대로 도시락을 먹으며 스타트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15회가 이어졌다.
가장 큰 특징은 매주 다섯 명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 고벤처포럼 등 유명 네크워킹 모임과는 규모와 분위기가 다르다.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만날 수는 없지만 소수가 참가하는 만큼 심도 있는 피드백과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국내외 유명 스타트업 관계자를 밀착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대표 스타트업 CEO는 물론이고 평소 만나기 힘든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를 만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트로이 말론 에버노트 아시아 태평양 총책임자를 비롯해 존 라걸링 구글 안드로이드 글로벌파트너십 총괄이사, 제렉 윌키에츠 구글 유튜브 개발자 관리총괄, 싱가포르 액셀러레이터 JFDI의 레이 우 마케팅 담당 등이 도시락 웬즈데이에 참가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가한 이미영 히토 대표는 “참석자 모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이를 현실화할 다양한 접근 방법을 제시해 줬다”고 말했다.
리처드 민 서울스페이스 대표는 “도시락 웬즈데이는 편하지만 깊이 있는 조언과 네트워킹을 얻을 수 있는 자리”라며 “매주 수요일 글로벌 명사와 뜻 깊은 점심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