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의 독주를 견제해온 AMD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허브로 격상시켰다. 삼성전자 노트북PC 사업에서 최근 AMD의 중앙처리장치(CPU) 탑재율이 급신장한 데 따른 것이다.
AMD는 권태영 AMD코리아 지사장이 아시아태평앙 및 일본 지역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전까지 맡았던 삼성전자·도시바 글로벌 사업과 동남아시아, 호주 지역 사업을 모두 한국에서 컨트롤하게 됐다.
권 사장은 지난 2010년 AMD에 합류한 뒤 2년 만에 아시아 총괄 사장 자리를 꿰찼다. 글로벌 전략 MNC(다국적기업) 영업본부 삼성전자 담당 지사장(GAM)으로 출발, 지난 2011년 AMD코리아 대표로 발탁됐다. 지난해 2월에는 일본 도시바 담당 지사장직까지 맡았다.
지난 2년 만에 삼성전자 글로벌PC에 탑재되는 AMD 제품은 1000% 성장했다. 도시바에 공급하는 CPU 및 그래픽프로세서 통합 CPU(APU)도 110% 늘어났다.
권 사장이 승진함에 따라 AMD코리아도 자연스럽게 아시아 지역 본부로 위상이 승격됐다. 권 사장은 “올해부터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영업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내주부터 아태 지역별 영업 조직 재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 AMD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AMD 영업망과 연계해 고객사 PC를 글로벌 시장에 영업하는 공격적인 방식을 써 왔다.
AMD는 미주(남미 포함)·중국(대만·홍콩)·유럽(아프리카·중동)·아시아태평양(호주 포함) 4개 권역으로 나눠 운영된다. 한국인이 AMD 광역권 총괄 사장에 선임된 건 처음이다.
권 사장은 델에서 글로벌 기업 지역협력 담당 이사, 미 국방정보국 글로벌 어카운트 본부장을 각각 역임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