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준기 KJ프리텍 사장, KIKO 그늘 벗고 흑자 전환 성공

소형 LCD 백라이트유닛(BLU) 전문업체인 KJ프리텍이 드디어 길고 길었던 키코(KIKO, 통화파생상품)의 그늘을 벗어났다. KIKO 계약은 92억원 상당의 손실을 내고 지난 2010년 종료됐지만, 그로 인한 상처는 깊이 남았다. 적자 규모는 커졌고, 회사 신용도 낮아질 위기였다. 홍준기 KJ프리텍 사장은 외형보다는 내실 경영을 선택했다. 그 결과 작년부터 흑자 전환이라는 값진 열매를 수확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이사람>
<이사람>

KJ프리텍(대표 홍준기)은 지난해 매출 527억원과 영업이익 50억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고 13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홍준기 사장은 “매출이 줄더라도 부실거래선을 정리함으로써 수익성을 우선 확보했다”며 “공정 자동화, 불량 감소를 위한 품질 경영, 업계 선두 유지를 위한 기술 개발 등에 주력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내실 경영에 집중하면서 KJ프리텍의 기술과 인프라는 업계 최고가 됐다. 주 공정은 물론이고 검사까지 자동화를 도입했다. 1인당 생산성은 지난 2011년 135개 수준에서 작년 247개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불량률도 3% 포인트 감소했다.

어려운 와중에도 기술 개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홍 사장이 20년 넘게 다져 온 금형 기술은 사업의 근간이었다. 0.2㎜ 세계 최박형 BLU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나온 성과였다. 초기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으나, 체질을 바꾸겠다는 홍 사장의 의지였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KJ프리텍은 어떤 중소 제조업체보다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였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60~7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코스닥에 입성한뒤 금융위기, 대규모 KIKO 손실, 주 거래 고객의 실적 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수렁으로 빠져드는 듯했지만 홍 사장은 내실 경영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는 “지난해 흑자전환을 발판으로 올해부터는 다시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홍 사장의 기대에는 근거가 있다. KJ프리텍은 최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인 LG전자에 BLU를 납품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최근 탄력을 받아 성장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용 BLU의 상당수는 KJ프리텍이 공급한다. 올해부터 KJ프리텍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생산 혁신 활동으로 원가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홍 사장은 “경쟁 업체의 BLU 사업 포기와 고객의 매출 증가, 원가 경쟁력 향상 등을 통해 앞으로 꾸준한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며 “올해 매출은 약 20% 정도, 이익은 50%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