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PS 임상실험 세계 최초 실시…재생의료에 획기적 전기

일본 고베(神戶)의 한 병원이 세계 처음으로 유도만능줄기(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연구를 시작한다. iPS 이식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암 발생률이 극히 미미한 망막에서부터 적용해 혈액, 신경계통, 신장이나 폐 등으로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14일 니혼게이자이는 고베시에 위치한 첨단의료센터가 오는 4월부터 망막 세포를 다쳤을 때 생기는 질병인 노인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는 데 iPS 세포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병원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치료법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토했으며 지난 13일 iPS 세포를 사용한 재생의료 임상연구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연구진은 iPS 세포를 배양해 만든 망막 세포를 시력이 저하된 노인황반변성 환자 6명에게 이식한 후 시력회복 여부를 지켜본다. 이들은 모두 50세 이상으로 몇 년간 약물을 투입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iPS를 활용한 첫 치료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임상 연구는 지난 2006년 8월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세계 최초로 iPS 세포를 만들어낸 지 약 6년 반 만이다. 신문은 “의학 분야에서 기초 연구를 임상에 응용하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빠른 진행”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iPS 세포를 활용한 난치병 치료제 개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교토대, 게이오대 등 5곳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유전성 심장 난치병 등의 환자로부터 iPS세포를 만들고 있다.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발병에 이르는 매커니즘을 조사하거나 신약 후보물질에 효과가 있는지를 시험할 계획이다. 5년 내에 신약을 개발해 임상실험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iPS를 활용한 재생 의료에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향후 10년간 이 분야에 총 1100억엔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