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지는 205만 헥타르(ha)에 이른다. 과거에 비해 농지 면적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방대한 규모다. 농지 활용도 급변한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상당부분 농지가 도로나 공장 등으로 변했다. 최근에는 귀농인이 늘면서 황무지나 다른 용도의 부지를 농지로 개간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농지가 도로나 공장이 되고, 임야가 농지가 되는 경우가 빈번해진 셈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농지정보화를 추진했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이 사업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가공간정보위원회에서 공간정보 활용 우수 사업으로 선정됐다.
농어촌공사가 농지정보화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도부터다. 당시 농지 원부는 모두 종이로 돼 있었다. 전산화가 이뤄져 있지 않아 전국의 농지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어떤 용도로 활용되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당연히 농지정책을 수립하는 데 한계도 많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0년에 농지원부전산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1994년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적용한 농촌지형정보체계 구축을 위한 기본계획을 다시 세웠다. 허범준 농어촌공사 정보사업팀 차장은 “농지의 효율적 보존과 관리를 위해 필지별 농지관리정보체계를 구축하고 농지 관련 공간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농업정책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농지지번도 시범시스템 개발을 거쳐 2000년부터 본격적인 농지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부터는 전국 농지정보를 통합, 농립공간정보통합시스템을 구축했다. 2008년에는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농지현장조사시스템을 갖춘 데 이어 2009년에는 고해상도 영상을 활용한 현장조사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 2012년까지 10여년간 농지정보화 사업에 투입된 총예산은 400억원이다.
농지종합정보체계 구축 사업은 크게 △연속지적도 기반 필지별 농지현황 DB 구축 △농업생산기반시설물 DB 구축 △농지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농림공간정보통합시스템 구축 네 가지다. 농림공간정보통합시스템은 위성항법장치(GPS)가 내장된 모바일 기기에 연속지적도·농지원부 등을 탑재해 대상지 위치안내와 조사자료 등록, 현장조사를 지원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활용을 높이기 위한 시군구·읍면동 행정시스템인 `새올`과도 연계했다. 국토해양부의 한국토지정보시스템과도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했다.
농어촌공사는 농지정보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의 연속지적도와 항공사진 등을 활용했다. 허 차장은 “국토지리정보원으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아 연간 5억원의 사업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축적한 농지정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내년부터 예산을 확보해 농경지주제도 등을 구축, 서비스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농지정보화 사업이란.
▲농지의 효율적 보전과 관리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농지관리의 가장 기본인 농지조서와 농지원부를 정보화한다. 농지·농촌 이용과 농촌개발 관련 도면도 정보화해 체계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필지별 농지관리체계를 구축해 농업정책 업무에도 활용한다.
-농지정보화 효과는.
▲관련 업무 처리를 개선하고 정보자원 공동 활용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정보화로 농지정보의 체계적 관리와 활용, 각종 보고서식 표준화 등으로 효율화했다. 민원서류 전산발급으로 신속성과 정확성도 높였다. 부처 간 정보공유로 농지정보의 국가 자원화도 가능하게 했다. 농촌진흥청, 국가정보원, 국토지리정보원 등과 자료를 공유해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계획은.
▲농지정보 활용을 높이기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내년부터 농경지주제도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4~5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농지정보에 대한 활용도 조사도 꾸준히 실시해 실제 필요한 정보를 구축,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