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광활한 개발 지역이 보인다. 부산광역시가 의욕적으로 경제자유개발구역 사업을 진행하는 미음지구이다. 개발이 한창인 이곳 중심부에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LG CNS 부산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LG CNS는 연초 개관한 부산데이터센터 내부를 지난 15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LG CNS는 미음지구에 연면적 13만3000㎡(4만평) 규모로 국내 첫 `데이터센터 파크`를 만들고 있다. 1차로 3만2321㎡(9777평), 지상 5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축구장 다섯 개에 해당하는 규모로 7만2000대 서버를 관리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 건물 자체에 면진시설을 적용했다. 데이터센터 내부 지하로 내려가면 건물을 받쳐주는 96개의 기둥이 보인다. 이 기둥에는 국산 면진설비인 `댐퍼`가 부착돼 있다. 댐퍼는 고무와 납으로 된 충격 흡수 장치로 지반이 흔들려도 건물은 흔들리지 않게 한다. 데이터센터가 지반에서 1m 정도 떠 있는 셈이다. 지하 면진실과 지상 건물을 연결하는 계단, 손잡이 등도 면진을 위해 단절돼 있다. 데이터센터는 8.0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
국내 기업 처음으로 컨테이너 데이터센터도 구축했다. 자체 공조시스템을 적용한 컨테이너 데이터센터는 LG CNS 내부 업무시스템에 적용,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한다. 김황기 LG CNS 시스템기술담당 부장은 “향후 데이터센터를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주변 부지에 컨테이너 데이터센터 파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허 출원한 공조 기술인 `빌트업 공조`를 적용, 전력효율지수(PUE)도 1.4를 목표로 한다.
LG CNS는 부산데이터센터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과 일본 등 아태지역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적극 유치한다. 해외진출을 선언한 카카오가 정보시스템을 이곳으로 이전한다. 일본 기업 두 곳도 정보시스템 입주를 확정했다.
손준배 LG CNS 아웃소싱사업부 상무는 “20개 일본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규모가 큰 아태지역 데이터센터가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CNS 부산데이터센터가 글로벌 센터로 추진되는 이유는 국내 연결된 국제 해저케이블의 90% 이상이 부산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250㎞로 최단거리의 해저케이블이 연결돼 있다. 싱가포르 등 다른 아태국가와 비교해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 △IT인력 역량 △전기사용료 여건도 우수하다. 부산시의 다양한 혜택도 배경이다. LG CNS는 중장기적으로 부산데이터센터를 원격개발 기능을 갖춘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로도 확대한다.
부산=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