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인선으로 새정부 조각이 완료되면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일명 `근혜노믹스`의 밑그림에 색이 채워졌다.
거시와 실물에 이르기까지 경제·산업 정책이 철저히 전문성과 기획성에 따라 진단되고 처방될 전망이다. 현실 위기 돌파와 미래성장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정책 성격도 살릴 수 있게 됐다. 이번 경제부문 부처 인선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는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국민행복을 실현하는데 두고 있다. 복지확대와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중산층을 재건한다는 목표다. 일자리 정책 역시 중소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중점을 뒀다. 수출보다는 내수 진작,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중시도 박근혜노믹스의 한 축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등은 이같은 박근혜노믹스를 이끌고 실현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현실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지속발전을 위한 실천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오석 내정자는 관료 사회와 민간 기관을 두루 거친 거시경제 전문가다.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빨리 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복지, 성장잠재력을 키우는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관직에서 10년 넘게 벗어나 있었지만 고차원 정책 감각을 갖고 있고 현안에도 밝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위기 극복, 유로존 재정 위기에 따른 글로벌 침체로 이어지는 기간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보낸 만큼 정책 이해도가 높다.
그가 수장이던 KDI가 그간 재정의 적극 역할과 금리 인하를 강조해온 점에 비춰 거시경제정책이 확장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 내정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빨리해야 하는 문제와 중장기적으로 성장과 복지, 성장잠재력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의 과제를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상직 내정자는 현직 차관이 새 정부 출범 국면에서 장관으로 직행하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정통 관료로서 충실히 다져온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장관 내정에 주효했다. 특히 통상업무가 15년 만에 산업부처로 이관된 만큼 통상과 산업 활성화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주력하라는 박 당선인의 의지가 내포된 인선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내정 후 박근혜노믹스의 실현과제인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의지를 보였다.
3차 인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기존 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한 창조경제의 상징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ICT 분야 실무경험이 풍부하고 벤처기업가 출신으로 창의와 실용, 기술-산업 연계 정신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의 창조경제를 상징으로 보여준다.
특히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을 융합한 미래창조과학부가 연구개발(R&D) 성과를 실제 산업에 접목해 성과를 내도록 이끌 수 있는 적임자란 과학기술계와 방송통신계의 평이다. 세계 최고 연구기관을 이끌고 있는 경험을 한국의 미래에 투영할 수 있는 강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던 인물들이 내정되면서 박 당선인이 직접 경제정책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의 성향을 볼 때 창조경제 구현을 앞장서서 이끌고 각 부 장관들이 부처를 견인하는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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