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CNT 투명 필름 상반기 내 양산

국내 중견기업이 세계 최초로 터치스크린패널(TSP)용 탄소나노튜브(CNT) 투명 필름 양산에 도전한다.

상보(대표 김상근)는 오는 9월부터 스마트폰 TSP용 투명필름 양산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CNT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산화인듐주석(ITO)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TSP 전극 소재인 ITO는 가격이 비싸고 일본 니토덴코가 독점하다시피 해 대체 기술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CNT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ITO를 대신할 수 있지만 생산 공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보는 ITO 필름을 대체할 수 있는 CNT 투명필름을 개발했으며, 고객사로부터 공급 승인을 받는대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시제품 생산은 수원의 중앙연구소 내 파일럿 라인에서 시작한다. 향후 대량 생산을 위해 김포 단지 내에 전용 공장도 설립 중이다. 시험 가동을 거쳐 이 공장에서 오는 9월 대량 생산에 착수하는 것이 목표다. 공장은 약 5000㎡ 규모로, 월 50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크기다. 우선 월 20만셀 정도 생산 설비를 구축한 뒤 연내 월 150만셀 정도로 생산 능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상보는 디스플레이 광학필름 전문 기업이다. 지난 2008년 프리즘시트와 보호시트가 결합된 복합시트를 세계 최초로 선보여 연매출 약 2500억원 규모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CNT 필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 2008년 한국전기연구원(KERI)으로부터 `CNT 투명전도성 필름` 기술을 이전받았다. 이 후 수원 중앙연구소를 통해 첨단 소재 기술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상보는 TSP 투명전극용으로 CNT를 우선 양산하고 차츰 응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CNT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 등의 각종 유연 전극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정전기 방지용 정전 분산 필름, 전자파 차폐 필름, 자동차 열선 유리 등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상근 회장은 “CNT와 그래핀 기술을 모두 개발한 것이 남들보다 앞서 CNT를 양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며 “올해 양산을 시작해 차츰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