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셜 금융` 올해 100억 엔 돌파한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A 건설 회사. 최근 유행인 개인 공동 주택을 짓기 위해 착공식까지 했지만 자재를 구입할 목돈이 없어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발을 동동 구르던 A 사 사장은 예상 밖의 방법으로 자금난을 해결했다. A사의 포트폴리오를 높이 평가한 개인 투자자들이 소셜 금융으로 대출을 결정해줬기 때문이다. A사는 예정대로 분양을 마치고 대출금을 상환했다. 투자자들은 연 10%의 수익률을 거뒀다.

일본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대출거래를 일컫는 이른바 `소셜 금융` 규모가 100억엔(약 116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는 소셜 금융 업체 3개사의 대출 규모가 올해 100억엔을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 불황으로 은행 대출이 위축된 가운데 개인과 기업을 잇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출현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소셜 금융시장은 마네오, SBI소셜렌딩, 교환 코퍼레이션 등 3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개인 투자자가 펀드에 출자하면 이를 기업 등에 대출해준다. 회사 수익원은 이자 금리에서 투자자에게 지불할 금액을 제외한 차액이다.

마네오는 지난 1월말 기준 누적 대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65억엔으로 밝혔다. 마네오는 개인 투자자에게 대출을 해 줄 기업을 미리 명시하고 자금을 모은다. 지난달에만도 인재 파견 업체, 레스토랑 운영 회사 등 39곳에 자금을 대출했다. 기간은 2개월에서 3년까지다. 연간 5~9% 정도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SBI소셜렌딩은 총 10억엔 가량을 대출 자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상시 모집한다. 융자를 받으려면 담보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위험이 낮다. 투자자 수익률은 2~3% 가량이다. 교환 코퍼레이션은 차입을 희망하는 개인이나 대손 위험을 5단계로 평가해 투자한다. 4~15% 수익률을 설정하고 투자자를 모집한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용어설명…소셜 금융:인터넷을 이용한 자금조달의 한 형태. 한국에서는 소셜론(social loan)으로도 불린다. 일본에서는 2008년 일본 한 대형 은행 직원이 마네오를 창업하면서 시작돼 현재 3개사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액, 단기 자금 확보 등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