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구미 터치스크린패널(TSP) 클러스터 프로젝트는 구본준 부회장이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인 사업이다. 구 부회장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커버유리 일체형(G2) 터치스크린패널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독자 개발한 일체형 TSP 기술을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온셀 TSP인 `OCTA`를 갤럭시 시리즈 기본 플랫폼으로 쓴다. 애플도 아이폰5부터 인셀 TSP LCD를 기본 플랫폼으로 채택했다.
일체형 TSP를 사용하면 얇은 스마트폰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해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G2 생산 수율이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옵티머스G에 이를 채택한 이유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G2 TSP 생산 능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옵티머스G 출시 이후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본 사양으로 G2+레티나급 LCD·내로베젤·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등을 채택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구미 클러스터 계획을 실행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도록 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전무급 팀장과 핵심 인력 20여명을 선발했다. TF가 LG 구미 TSP 클러스터 계획을 실행한다. 커버유리 생산 자회사는 이 사업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투자를 이곳에 집중했다.
그동안 LG전자는 중국 렌즈테크·후지크리스털 등으로부터 커버유리를 조달했다. 최근 커버유리 공급 부족 사태가 빈번해지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업체들이 우량 고객인 삼성전자·애플에 물량을 우선 배정한다. LG전자는 늘 후순위였다. 높은 불량률도 문제다. LG그룹은 커버유리를 자체 제작해 조달 문제를 해결하고, 곡면 유리 등 차세대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여러 업체들이 커버유리 투자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원판 유리를 자르고, 테두리를 다듬는 공정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도 이 대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LG는 핵심 해법을 찾아냈다. 레이저로 유리를 절단하고, 날카로운 절단면을 고열로 녹이는 방식이다. 커버유리 인쇄는 기존 실크 스크린 방식 대신 메탈 마스크를 활용해 G2 단차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구본준 부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LG그룹을 변화시킨다”며 “신속한 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