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가전유통 채널의 큰 축을 담당해 온 가전양판점 전자랜드가 온라인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 배경은 갈수록 복잡 다양화하는 온라인 유통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 영향력을 온라인으로 전이함으로써, 전반적 온라인 쇼핑 증가라는 유통가의 큰 트렌드에 대응하고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등 가전전문유통 전문회사는 모두 온라인 사업확대 욕구가 있지만 기존 오프라인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전자랜드가 사업 아이템 확장 대신 온라인이라는 채널 확대를 먼저 뽑아들었다”고 해석했다.
◇ 오프라인 노하우, 온라인 마케팅에 접목
소형가전 등을 중심으로 가전 유통구조가 변화하면서 가전양판점으로서는 더 이상 온라인 시장은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프라인 가전전문 유통업계 매출은 집계를 시작한 1990년대 말 이후 최초로 역성장했다. 부동산 등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온라인 유통 활성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전자랜드의 행보가 전통적 가전유통시장의 온라인화를 가속화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형 가전 이외에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 판매 제품으로 꼽혀왔다. 고가 제품인 만큼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보고 설명을 듣고 구매하는 제품이라는 것. 하지만 최근에는 정확한 모델만 알고 있다면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젊은 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확대와 모바일 쇼핑족 증가 등도 가전유통의 온라인화를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가전제품의 출시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 이슈에 맞는 신속한 상품기획과 판매, 배송 등 스피드 있는 대응이 중요해졌고, 여기에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강점을 지닐 수 있다.
전자랜드 온라인 전담자회사 SGS플러스 김찬수 대표는 “전자랜드의 배송과 사후관리(AS)체계 등 오프라인 자산을 이용하면서 쇼핑몰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게 우리 강점”이라며 “기존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 창구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구매 의향 고객을 끌어들일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통 오프라인 가전양판점, 온라인사업 진출 본격화
롯데하이마트도 온라인사업 확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가전유통시장에서 주요 제조사 제품을 모두 파는 회사는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두 곳 뿐이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LG 베스트숍은 각각 삼성, LG 가전 판매에 특화돼 있어 성격이 다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 강화는 꾸준히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가전유통 중심의 온라인 쇼핑몰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옥션·G마켓·11번가 등 오픈마켓에다 여러 홈쇼핑사업자가 높은 브랜드파워로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소셜커머스는 물론 주요 포털까지 온라인 가전 판매 비즈니스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온·오프라인 고객은 다르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자사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비즈니스가 된다면 사실상 얻는 것은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 가격 경쟁에 치중하기 보다는 오프라인 가전유통에서 쌓은 영업 노하우를 적극 살리고, 주요 거래선과의 관계를 활용한 특화된 시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