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마트금융의 딜레마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재밌는 대목이 있다.

한은은 `스마트뱅킹` 관련 데이터를 별도 집계하진 않는다. `모바일뱅킹`이란 명목하에 기존 일반휴대폰(피쳐폰)과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등록고객수와 이용금액을 각각 모아 내놓는다.

그런데 구닥다리 피쳐폰을 통해 모바일뱅킹에 가입한 고객 숫자가 총 1300만명에 달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모바일뱅킹 가입자수(2400만명)에 못 미치나, 분명 의미있는 숫자다.

피쳐폰 가입고객 추이 역시 감소세는 맞다. 하지만 -1~2%대로 생각보다 미미하다. 인터넷뱅킹용 프로그램을 피쳐폰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VM방식` 등록고객이 지난 2011년에 오히려 전년 대비 4.3% 늘기까지 했다.

`증권`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자. 증권사들 역시 너도나도 `스마트 주식거래`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전체 주식거래 중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거래(MTS) 비중은 15%였다. 지난 2009년 2.4%에서 불과 3년만에 6배나 폭증했단 얘기다. 올들어 5.6건중 1건이 MTS로 거래된다.

그렇다면 일선 증권사의 수익도 그만큼 늘었을까. 그렇지 않다. 메이져 7대 증권사의 작년 3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4.1.4%나 줄었다. 50%가 넘는 감소율을 기록한 곳도 3곳이나 된다.

증권사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미안하게도 `MTS`다. 거래수수료를 공개한 31개 증권사만 일단 보자. 이들 증권사의 평균 MTS 수수료는 1227원이다. 영업점을 통한 수수료와 비교할 때 4분의 1수준이다. PC 기반의 HTS 수수료(1667원) 보다도 싸다. 그나마 대부분 무료 이벤트 중이다.

은행 다니던 고향친구가 작년 말 명퇴했다. 자기네 지점이 폐쇄된 대신 `스마트브랜치`가 개설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