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6>시스원 사례로 본 중소기업 취업 전략

채용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소기업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지만, 대기업은 몰려드는 구직자를 걸러내기 바쁘다. 채용박람회에서 유독 대기업 부스에만 몰리는 취업준비생 행렬이 이를 보여준다. 이갑수 시스원 부사장은 “정년이 짧아지는 `사오정 시대(45세 정년)`에 구직자는 직장이 아닌 직업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원하는 직업에 맞는 좋은 직장은 중소기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40년 역사를 가진 IT기업 시스원 사례로 중소기업 채용트렌드와 입사전략을 살펴봤다.

이갑수 시스원 부사장
이갑수 시스원 부사장

◇선택과 집중으로 IT 최고를 꿈꾼다

시스원은 1967년 KCC정보통신 기술지원부에서 출발해 2000년 독립법인으로 거듭났다. 이갑수 부사장은 “시스원의 경영수지나 경영구조는 안정적”이라며 “어음발행을 하지 않는 것이 기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시스원은 모기업 KCC시절부터 전산교육을 처음 시작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인재를 교육해 채용하는 새로운 인턴십 트렌드

구직자 대부분이 직무에 무지하다. 채용 후 평균 2년의 적응 기간을 거쳐야만 온전히 자신의 업무에서 실적을 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즘 기업은 관련 분야 신입사원 교육이 필수다. 시스원은 신입사원 모두 필수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친다. 구직자는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실제 업무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이 본인과 얼마나 맞는지 알 수 있다. 이 부사장은 “IT는 지식산업이기 때문에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구직자를 양성하는 것은 교육을 통한 인재 육성이라는 사회적 책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턴십 프로그램, 업무 적응도 높인다.

시스원 인턴십 교육프로그램은 기초교육과 심화교육으로 나뉜다. 교육 후에는 IT계열 중 지원 분야를 선택하고 관리자 인터뷰를 거쳐 현장에 투입된다. 현장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 후 계약직 인턴사원을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십이기 때문에 본인 희망 분야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후 채용된 인원은 적응이 빠르다. 인턴십을 마치고 정직원이 된 전수연씨는 “인턴십 경험 덕에 회사 적응이 수월했다”며 “인턴십 때 만난 사람과 입사동기가 돼 회사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용 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구직자가 취업을 위해 노력한 것을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시스원은 구직자가 관련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노력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학점과 자격증과 같이 취업 준비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증거가 도움이 된다.

이 부사장은 “같은 조건이라면 자격증 있는 사람이 더 철저히 준비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전수연씨는 “학점은 대학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라며 “4년간 학점을 잘 관리한 것이 입사에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비전공자, 성 차별 없다

이 부사장은 시스원이 IT업계지만 비전공자도 차별 없이 뽑는다고 밝혔다. 그는 “비전공자를 차별하진 않지만 막상 선발되면 본인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정말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전공자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기 때문에 각오가 있다면 비전공자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남녀 차별도 없다. 이 부사장은 “여성 직원들이 체력적으로는 남성에 떨어지지만 섬세함과 집중도는 훨씬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으로 유일하게 오라클 DB분야에 지원했던 전수연씨는 사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정을 인정받아 희망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전수연씨는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여성 구직자가 거의 없는 분야에서도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재 IT분야는 3D(Dirty, Dangerous, Difficult)로 불린다. 엔지니어는 일분, 일초를 다투기 때문에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업무시간도 주로 주말이나 공휴일이기 때문에 여러 고충을 겪는다. 하지만 IT분야 구직자는 여전히 관련 기업을 찾고 있다. 시스원 신입사원 경쟁률은 20대 1에 달한다. 직업보다 직장을 선택하는 폭은 넓다. 본인이 결정한 직업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본다면 지원서를 넣을 곳은 더 다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