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휴렛팩커드(HP)로부터 모바일 운용체계(OS) `웹OS`를 인수한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가올 스마트TV 플랫폼 경쟁에 대응한 조치다.
LG전자는 HP의 `웹OS` 인수 계약으로 소스코드와 개발인력, 관련 문서까지 일괄 인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웹OS` 관련 특허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이 계약으로 혁신적 연구개발 역량이 밀집한 미 실리콘밸리에 투자해 새로운 연구소를 가동한다”며 “웹OS와 LG전자 기술력이 만나 세계 소비자에게 LG 스마트TV의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에서 기술혁신을 앞당기는 동시에 웹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TV 기술의 최신 트렌드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스마트TV OS시장엔 스마트폰과 달리 뚜렷한 강자가 없다. 글로벌 1, 2위 TV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자체 OS를 가동 중이다. 스마트폰 OS 강자인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TV인 `구글TV`를 선보였지만 아직 시장 주류는 아니다.
LG전자는 `웹OS`를 개발자용으로 오픈소스화한 `오픈 웹OS` 및 웹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인 `엔요(Enyo)` 등 HP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모두 이용한다. 무엇보다 기존 스마트TV에 도입할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편리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웹 기반의 플랫폼 완성은 다양한 기기와의 호환성, 콘텐츠와 서비스 공유에도 강점을 줄 요인이다.
리눅스 기반의 웹OS는 지난 2009년 1월 최초로 발표됐다. 과거 PDA 운용체계로 유명한 팜OS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17년이나 된 OS다. 그만큼 기술 검증은 확보됐다는 의미다.
웹OS는 완벽한 웹 2.0 기술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멀티태스킹, 쉬운 사용법 등에 강점이 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주도권 확보를 위해 웹OS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웹OS와 LG전자의 독자 스마트TV OS체제인 `넷캐스트`는 같은 리눅스 기반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향후 LG전자 스마트TV가 웹OS 기반으로 장점을 살려가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수한 웹OS의 개발자들의 노하우에도 기대를 건다. OS개발 노하우와 리눅스 전문인력을 LG 스마트TV의 연구개발과 다른 기기의 플랫폼 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멀티 OS전략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기존 자체 OS `넷캐스트`는 물론이고 구글과 플랫폼 다변화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이번 웹OS 인수까지 스마트TV에서 다양한 소비자 선택권을 제공한다. 독자 OS로만 대응 중인 삼성전자 스마트TV 전략과 사뭇 다른 행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