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 "서울모터쇼에서 들러리는 이제 그만"

수입차 열기가 모터쇼까지 삼킬 기세다. 안방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업체들이 다음 달 열리는 서울모터쇼 참가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참가규모를 배 가까이 늘린 업체가 나타나는가 하면 첫 참가 업체도 등장했다.

서울모터쇼조직위원회(위원장 권영수)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9회 서울모터쇼 규모가 10만2431㎡에 달한다고 밝혔다. 킨텍스 제2 전시장을 활용한 덕분에 지난 전시회(5만9176㎡)보다 규모가 대폭 커졌다. 참가업체 역시 지난 전시회 8개국 139개 업체에서 13개국 331개 업체로 확대됐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이다. 일제히 참가규모를 늘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부스가 큰 업체까지 나타났다.

올해 수입차 업체 총 부스면적은 2만1200㎡로 1만8444㎡인 국산차를 처음으로 앞섰다. 지난 전시회에는 국산차(1만6750㎡)가 수입차(1만5950㎡)보다 넓은 면적을 차지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참가규모를 1350㎡에서 2500㎡로 배 가까이 늘린 가운데 BMW코리아(2300㎡), 폴크스바겐코리아(2000㎡), 포드코리아(2000㎡) 4개 업체가 2000㎡를 넘겼다. 이는 2000㎡로 참가하는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와 비슷한 규모다.

국산차는 현대자동차가 5300㎡로 전체 참가업체 중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가운데 기아차(3600㎡), 한국지엠(3000㎡)이 지난 전시회와 규모가 같았고 르노삼성과 쌍용은 오히려 줄었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킨텍스 제1 전시관만 사용했기 때문에 부스를 늘리고 싶어도 국산차에 우선 배정된 측면이 있다”면서 “제2 전시관이 개장한데다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규모가 커지고 국산차와 수입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볼거리도 많아졌다. 현대차가 콘셉트카 HND-9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쌍용도 W서미트와 LIV1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마세라티와 벤틀리가 처음으로 서울모터쇼에 등장해 슈퍼카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아시아 최초 공개 15대, 한국 최초 공개 18대, 콘셉트카 15대, 친환경차 34대가 전시될 예정이다.

모터쇼 기간 중 일본 미쓰비시와 스바루가 참가하는 수출 상담회가 예정돼 있어 부품업체들에 해외진출 기회가 제공되며 국제 ITS 세미나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미래 자동차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