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과 경쟁하겠다" 캐리마의 국산 3D 프린팅 기술 주목

3차 산업혁명을 이끌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주목받는 3D 프린팅 기술 국산화에 성공하고 해외 선두업체를 추격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한국 최초로 산업용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캐리마. 이 회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양산 체제를 갖추고 시장 확대에 나섰다.

3D 프린팅 기술은 공장 없이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미래 기술로 불린다. 합성수지를 한 층씩 쌓아올리거나 잉크젯방식으로 분사해 모형 제작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빠른 시제품 제작에 적합하다. 기기당 가격이 수천만원에서 최고 수억원에 이른다.

광학기기 전문기업이었던 캐리마가 본격적인 3D 프린터 수출을 시작했다. 해외 공룡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을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먼저 알아봤다. 제조업 분야가 탄탄한 일본 기업이 지난해 10여대를 먼저 구매했다.

캐리마는 20여개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했다. 해외 기업 제품 대비 최고 50%까지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지난해 말에 광학 기술 기반의 프린터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일본 기업도 회사를 다녀갔다.

사진 현상기 사업으로 출발했던 캐리마는 중국 업체의 기술복제로 수출이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3D 프린터(쾌속광조형기) 사업에 눈을 돌렸다. 30여년의 노하우를 가진 광학 기술이 바탕이 됐다.

이병극 캐리마 대표가 직접 디지털현상기술을 바탕으로 5년여의 연구개발(R&D) 끝에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 회사의 사활을 건 투자였다. 기기는 물론이고 직접 17가지 화학재료를 배합해 다양한 경도와 색상을 자랑하는 재료 공급도 가능해졌다.

3D 프린팅 산업은 최근 오바마 정부가 침체에 빠진 미국 제조업을 첨단산업으로 혁신할 신기술로 지목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선도기업 간 합병으로 시가총액 3조원대 3D 프린터 기업도 나타났다. 해외 대형 3D 프린터 업체들은 고가의 재료를 3년간 무상 공급하는 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추세다. 중국에선 수십만원대 저가형 제품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선 3D 프린터 유통을 맡은 몇몇 국내 파트너를 제외하고 기술 기반이 거의 없다. 이 대표는 “당시 주변에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매달린 것은 미래산업을 이끌 혁신기술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며 “`히든챔피언`으로 키울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캐리마는 올해 치과 임플란트, 보청기 제조 등 개인 의료서비스에 최적화한 제품 및 대형 제품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원천 기술 보유 기업으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