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ESS시장서 삼성SDI 배터리 판매 1위

단일 국가 시장으로 가장 큰 규모인 일본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국산 2차전지가 선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ESS보급 사업에서 삼성SDI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용한 니치콘과 교세라의 ESS가 판매량에서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60% 이상으로 파나소닉, NEC, 도시바, 토카도의 2차전지를 채용한 ESS 제품과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까다로운 일본식 인증을 통과한 제품인 만큼 기능적인 차이는 없지만 가격과 안정적인 제품 운영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가 추정하는 ESS 시장규모는 연간 1조원으로 일본전지공업회 규격 등 까다로운 제품 인증을 거쳐 정부보조금 대상품목(SII)에 등록해 시장에서 판매된다. SII에 등록되면 일본 경제산업성 보조금(구매가 30%)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10∼20%)을 지원받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ESS를 구매할 수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용한 ESS 지원 예산으로 230억엔(약 2700억원)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정부예산에 실제 구매가격을 따지면 연간 시장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현재 가정용 3㎾h급 ESS는 약 200만엔(약 2340만원)에 판매 중이다.

삼성SDI는 니치콘과 교세라에 7.14㎾h급의 리튬이온 전지를 공급해 지난해 7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SII에는 3500건의 구매 신청서가 제출됐고 현재까지 ESS 구매를 희망하거나 설치한 고객 수는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올해 연말까지 구매 보조금 230억엔을 소진할 계획으로 시장 활성화에 따라 내년 예산을 다시 집행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사장은 “일본정부 보급정책에 따라 ESS 시장이 크게 성장 중인 가운데 니치콘과 교세라 제품이 점유율에서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외산 배터리는 삼성SDI가 유일하다”며 “국내 기업으로 직접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일본 업체에게 핵심 부품과 장치를 공급한 전략이 동등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을 고려해 수출량을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일본 시장에서 니치콘과 교세라 제품 점유율이 60% 이상”이라며 “일본산 배터리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제품 완성도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