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우선협상권을 획득한 2개 권역 알뜰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면 내수 꼴찌를 탈출할 전망이다.
4일 정유업계와 석유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제품 내수 시장점유율 순위는 SK에너지(월평균 630만배럴), GS칼텍스(490만배럴), 현대오일뱅크(426만배럴), 에쓰오일(310만배럴) 순이다.
석유공사와 농협이 올해 정유사로부터 공급받게 될 알뜰주유소 물량은 지난해 대비 15% 확대된 월 1억ℓ(약 63만배럴)다. 현재 중부권(서울·수도권·충청·강원) 알뜰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현대오일뱅크의 물량이 빠지고 에쓰오일이 중부·남부권(영·호남) 알뜰주유소에 모두 제품을 공급하면 두 회사 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내수 점유율 순위는 정유사별 주유소 숫자와 비례한다. 주유소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유소 수는 SK에너지 4296개(34%), GS칼텍스 3164개(25%), 현대오일뱅크 2345개(18%), 에쓰오일 1942개(15%), 알뜰주유소 등 기타 1058개(8.2%) 순이다.
에쓰오일이 2개 권역 모두 제품공급권을 낙찰 받으면 알뜰주유소 숫자 약 900개가 고스란히 늘어나 2위인 GS칼텍스도 넘볼만한 덩치가 된다. 내수 점유율 순위는 지금의 정유4사 체계가 구축된 지난 2008년 이후 처음 바뀌는 것이다.
에쓰오일의 원유정제능력은 하루 67만배럴로 39만배럴인 현대오일뱅크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그동안 수출에 주력했기 때문에 내수시장 점유율은 계속 뒤쳐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999년 한화에너지를 인수하면서 주유소 등 유통망을 흡수해 내수에서 에쓰오일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안정적인 원유 수요처 확보가 주목적인 에쓰오일이 내수 확대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내수 확대 일환으로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배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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