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국내 자동차 팹리스였던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구명하기 위해 소액 주주들이 나섰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인 이 회사는 최근 자본잠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1년 가까이 이어진 거래정지 조치로 증자도 할 수 없어 자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소액주주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남수일 씨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래 정지와 자금 부족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재개에 쓰일 자금을 모아 코스닥 본부에 거래 재개를 요청할 것”이라고 4일 말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66억원에 누적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된데다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당장 매출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워, 자본잠식까지 우려할 상황이 됐다.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을 추진해야 하지만, 거래가 정지돼 이마저도 힘들다. 이 회사는 지난 해 서승모 전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수사로 인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지난해 3월 23일부터 지금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횡령·배임 혐의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회계처리위반 사유까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사유에 추가되면서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모금 운동을 통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섰다. 모금된 금액은 거래가 재개된 후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 자금으로 활용된다. 지금으로선 미래 운영 자금을 모아 재개 가능성과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 목적이다.
남 씨는 “모금이 시작된 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며 “일주일도 채 안돼 150여명이 3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모았고 다른 주주들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계속 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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