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역별 핫이슈]<5>부산-클라우드산업 육성 현황과 과제

부산 클라우드 컴퓨팅산업 육성이 점차 윤곽이 잡히고 있다. 중대형 인프라가 하나둘씩 갖춰지고, 정부 지원 후속 조치와 시범사업도 속속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허브 구축`을 표방한 부산 클라우드산업 육성은 기업과 연계한 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중앙 정부와 부산시가 투트랙으로 접근해 추진하는 국가사업이다. 부산시는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를 새로운 IT산업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그렇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현실이다. 부산 클라우드산업 육성의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2013 지역별 핫이슈]<5>부산-클라우드산업 육성 현황과 과제

올 초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 LG CNS 부산 글로벌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공식
올 초 완공해 가동에 들어간 LG CNS 부산 글로벌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공식

부산은 국제 해저케이블의 시발점으로 국제 인터넷교환(IX)노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산업 육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가 부산을 글로벌 데이터 허브로 낙점한 배경이다.

지난 2011년 6월 정부는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미음지구 8만9000㎡(약 2만7000평)을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같은 해 5월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한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및 경쟁력 강화 전략`의 후속 조치다. 부산발 클라우드산업 육성의 시작이다.

최근까지 대형 인프라와 기업지원 체제 구축, 인력양성과 시범 사업까지 하나씩 윤곽이 드러나면서 산업화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1년 남짓 민자를 포함해 투입됐거나 확보한 클라우드 관련 사업 예산은 2300억원 규모다.

올해 초 미음지구 내 시범단지에 대지 1만1780㎡ 지상 5층 규모의 LG CNS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완공됐다. 전력과 기후, 재난, 접속품질 등 클라우드 데이터단지 입지 조건에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을 앞서고 있다. 글로벌기업 대상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KT와 소프트뱅크가 김해에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상당수 일본기업들을 유치했다.

◇중대형 인프라 속속 구축

지난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설치된 `글로벌 데이터허브 육성센터`는 중소IT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과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핵심 인프라다. 165㎡ 규모에 프로젝트 지원실, 테스트베드실, 오픈 스마트오피스 공간과 글로벌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시범단지 홍보관 등을 갖추고 있다. 60억원의 국·시비를 투입해 인프라 조성 지원과 기업 데이터센터 유치, 클라우드 엑스포 개최, 클라우드 적용 시범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달 들어 중장기 시범사업도 시작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우선적으로 부산시 산하기관에 클라우드컴퓨팅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진흥원부터 업무환경을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기반으로 전환해 나간다.

공공부문 데스크톱 가상화(VDI)사업으로 사회취약계층 지원시설과 시·구·군청 전산교육장 등 VDI 적용이 용이한 부문에 시범적으로 VDI 구축에 나선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부산 중구청 등 구청 3곳과 사회복지관 등 4곳 정도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및 전환 시범 과제도 추진한다. 부산지역 강점 산업과 클라우드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의 발굴 및 지역 SW기업들의 사스(SaaS) 개발을 지원해 지역 클라우드 컴퓨팅산업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물류와 의료관광, 영상, 조선기자재분야, 신발 분야에서 2~3개 과제를 선정한다.

◇“부산, 클라우드 아태지역 허브될 것”

김기영 부산시 산업정책관은 “부산은 일본과 중국 사이의 지리적 이점과 우수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부산은 우리나라 클라우드산업을 아태지역 허브로 이끄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말했다.

오는 6월에는 국내 최초의 클라우드 전문 박람회 `국제 클라우드엑스포`가 벡스코에서 열린다. 정부와 부산시는 클라우드엑스포를 세계 클라우드 기업 및 기술정보를 공유하는 글로벌 마켓으로 만들 방침이다.

지난해 말에는 고용노동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CHAMP) 사업을 확보해 향후 6년간 최고 200억원 이상을 클라우드 컴퓨팅 인력양성에 투입하게 된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새 정부의 SW산업 육성 및 창조경제 구현 공약과 연계해 클라우드 컴퓨팅산업은 중요하게 다뤄지고 육성될 것”이라며 “시범단지에 글로벌 기업 등 데이터센터 집적화로 IT분야 일자리를 만들고 선진국 사례 연구를 통해 산업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클라우드산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역산업과 융합 통해 신시장 창출해야

부산발 글로벌 클라우드산업 육성이 정책 단계를 넘어 산업화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정부 정책은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및 활성화와 해외기업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물론 부산시도 산업 전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 확산시켜 나가는 구체적 액션플랜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시범사업은 시작이라는 의미는 분명 있지만 산업화를 위한 측면에서는 초보적 단계다.

최근 전자신문 조사 결과, 우리나라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률은 32% 가량으로, 아태지역 국가 중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비율은 아태지역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아 클라우드컴퓨팅 도입에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산업 융합 트렌드 속에서 IT업계의 독자적인 행보는 클라우드 신시장 창출이라는 시너지를 이뤄내기 어렵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항만물류, 신발, 게임, 영상·금융 등 지역산업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융합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더 필요한 이유다.

특히 전문가들은 클라우드산업 육성은 먹거리를 발굴하는 기획 단계부터 수요층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조, 콘텐츠, 의료, 교육 등 클라우드 수요층과 초기부터 밀착 협의하는 것이 산업 육성의 토대라는 얘기다.

최형림 동아대 교수는 “부산에 구축된 기업용 데이터센터 및 백업센터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센터는 전무한 상태”라며 “지역산업과 연계해 실질적 적용사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지자체·기업 `역할 분담` 절실

산업화를 수행하고 실질적 결과물을 도출해야 할 IT업계가 클라우드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및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에는 IT업계가 앞장서 이업종 교류를 통해 클라우드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업에 나서도 모자란 마당에 클라우드포럼과 협의회 등 비슷한 민간단체 결성이 이어지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업계 내부의 일이라며 지켜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정부와 부산시가 데이터센터 등 대형 인프라 사업과 대기업 유치에만 몰입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외부 데이터센터 유치 활동도 수년째 공을 들이고 있지만 카카오 외에는 아직 확정된 기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베이, 한국호스트웨이 등 몇몇 다국적 기업의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은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싱가포르는 자국을 아태지역 인터넷 트래픽 허브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세제 혜택과 50% 이상의 정부지원금을 제공한다. 홍콩 또한 중국 본토의 IT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글로벌 데이터허브시범단지 조성사업이 종료되는 2014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


표-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및 가동의 파급효과(6개 건설+1년간 운영시)

*출처: 부산발전연구원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