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텍 컴투게더 프로는 PC 1대를 4명이 함께 쓸 수 있게 해주는 PC 확장 장비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만 준비하면 여러 명이 PC를 쓸 수 있어 전력 소모는 줄이고 공간은 절약할 수 있다. 물론 PC 1대 성능을 여러 대가 나눠 쓰는 만큼 체감 성능이 신경 쓰일 수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직접 써보고 휴대성과 성능, 편의성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 어댑터 필요 없는 슬림 디자인
여러 명이 PC 1대를 나눠 쓸 수 있게 해주는 장치지만 크기는 생각보다 작다. 가로 7.5mm, 세로 11.5mm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USB 하드디스크보다 조금 두꺼운 수준이다. 부피를 덜 차지하는 덕에 모니터 뒤에 놓고 쓰기도 편하다.
PC와 연결하는 데 필요한 USB 케이블 길이는 1.8m 정도다. 길이가 넉넉해 본체와 얼마간 거리를 둔 상태에서 연결하는 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전원은 PC 본체를 통해 공급받기 때문에 따로 어댑터를 연결할 필요는 없다.
USB 단자는 3개를 쓸 수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끼우고 나면 하나가 남아 USB 메모리나 팬 태블릿 등 간단한 주변기기를 연결해 쓸 수 있다. 전력소비량이 높은 USB 하드디스크나 스마트폰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보급형 모델인 컴투게더 플러스는 USB 단자가 2개다.
마이크나 스피커는 USB 단자 오른쪽에 위치한 단자에 끼우면 된다. 동종 제품과 달리 모니터 연결 단자는 따로 없다. 대신 PC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를 직접 연결해야 한다. 컴투게더 프로는 USB 연결만 하면 되지만 모니터 케이블은 PC에 필요한 개수만큼 끼워야 한다는 얘기다.
◇ 설치·설정 간단하고 소비전력 크게 낮춰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준비한 뒤 컴투게더 프로 본체와 모니터를 PC 본체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컴투게더 프로 USB 단자에 끼우면 하드웨어 설치는 손쉽게 끝난다. PC를 일일이 분해해서 PCI 카드를 끼워 써야 했던 이전 제품보다 훨씬 간편해진 셈이다.
소프트웨어가 지원하는 운용체계는 윈도XP와 윈도7 2가지이고 32비트, 64비트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윈도 운용체계가 정품이 아닐 경우 드라이버 충돌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컴투게더 프로는 PC 1대에 3대까지 연결할 수 있고 보급형인 컴투게더 플러스는 1개만 연결 가능하다.
컴투게더 프로 본체를 PC USB 단자에 끼우면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 없이 자동 인식한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바로 PC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받아와 설치해야 한다. 설치 과정에서 컴투게더 프로를 통해 접속할 윈도 사용자 계정을 만드는데 원하는 계정 이름이 있다면 제어판을 이용해 수동으로 만든 다음 등록하면 된다.
컴투게더 프로 일련번호를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전원을 켜면 윈도 로그온 화면이 나타난다. 윈도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윈도 바탕화면이 나타나며 PC에 설치된 모든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인터넷뱅킹 등 해킹방지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또 게임 등 한 번에 하나만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동시에 실행할 수 없다.
전력 소모는 어떨까. 본체가 200W, 모니터가 50W를 소모하는 PC로 계산해본 결과 2대만 쓸 때는 200W, 3대를 동시에 쓸 경우에는 PC 1대가 소비하는 전력보다 더 많은 350W 이상 차이가 난다. 본체 소비전력이 크고 모니터 소비전력이 낮을수록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하루 8시간, 1개월(30일) 기준으로 전기요금 차이를 계산해봤다. 지난 1월 14일 조정된 주택용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삼으면 2명이 동시에 쓸 경우 2배, 3명일 경우에는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전기요금도 1만원 미만에 불과하다.
◇ 모니터·주변기기 선택 자유롭고 호환성 높아
윈도PC 1대를 여러 명이 나눠 쓸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윈도 멀티포인트 서버가 설치된 컴퓨터에 단말기 역할을 하는 USB 장치를 꽂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쓰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요즘 잘 쓰이지 않는 15핀 D서브 방식이 많다. 키보드와 마우스도 점차 사장되어 가는 PS/2 방식만 이용해야 하는 탓에 불편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윈도 운용체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호환성 문제다. 개인용 운용체계인 윈도7·윈도XP와 달리 윈도 멀티포인트 서버는 서버용 운용체계인 윈도서버 2012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일일이 호환성 옵션을 설정해 윈도7에서 실행되는 것처럼 속여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호환성 옵션을 설정해도 실행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있고 인터페이스가 생소한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서버 컴퓨터와 운용체제를 구입하는 데 드는 돈도 만만찮다.
컴투게더 프로는 USB 장치 대신 PC에 모니터를 연결하기 때문에 15핀 D서브뿐만 아니라 DVI, HDMI 등 다양한 방식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USB 키보드·마우스를 쓸 수 있어 따로 PS/2 방식 제품을 찾아야 할 필요도 없다. 개인용 운용체계인 윈도7을 이용하기 때문에 호환성 걱정 없이 프로그램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컴투게더 프로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만 준비하면 바로 쓸 수 있어 비용 부담도 적다.
음악 재생, 동영상 감상 등 멀티미디어 작업도 가능하다. 1280×720 화소 동영상과 MP3·WMA 등은 충분히 동시 재생 가능하며 인텔 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최신 그래픽카드를 설치한 PC에서는 1920×1080 화소 동영상도 동시에 재생된다. 한 쪽에서는 문서 작업을 하면서 다른 쪽에서 3D 게임도 실행할 수 있다. 제조사에 따르면 윈도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방식 대신 독자 드라이버를 PC에 설치해서 호환성을 높였다.
◇ 이버즈 총평 | 千手觀音>
컴투게더 프로는 개인용 윈도 운용체계가 설치된 PC USB 단자에 꽂아 쉽게 설치할 수 있고 윈도7 운영체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도 적다.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만 준비하면 PC를 한대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업그레이드 후 남은 부품을 활용하기도 좋다. 천 개의 눈과 손을 가지고 내려왔다는 천수관음(千手觀音)처럼 PC 한 대를 여러 대처럼 쓸 수 있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듀얼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노트북을 쓴다면 LCD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를 준비해 한 노트북을 두 사람이 동시에 쓰는 것도 가능하다.
컴투게더 프로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다양하다. 본체 하나를 여러 사람이 나눠 쓰기 때문에 본체 여러 대를 구입할 필요가 없이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좁은 공간에서 본체를 놓을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드는 데다 PC 본체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여름철마다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 전기요금도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여러 사람이 함께 써야 하는 공용PC를 저렴한 가격에 마련하고 싶거나 자녀가 PC 한 대로 실랑이를 벌이는 가정에 유용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