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렬 경기도 행정1부지사, 스마트행정으로 정부3.0 롤모델 만든다

새 정부가 개방·공유·협력을 통한 정부3.0 달성을 국정과제로 설정하면서 경기도가 스마트행정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나섰다.

경기도는 도청에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하고 스마트오피스 구축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을 둔 스마트행정으로 전자정부3.0에 대비해 왔다. 문서와 회의를 줄이고 현장행정과 소통 기회를 늘리자는 취지의 4G운동을 전개하고 디지털협업 시스템을 활용한 융합행정도 시작했다. 이 같은 경기도의 스마트행정 중심에는 김성렬 행정1부지사가 뛰고 있다.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행정안전부에서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에 대비한 디지털행정 협업 시스템을 시범구축한 김성렬 행정부지사는 스마트혁신 전도사다. 그는 `직원(공무원)이 행복해야 도민이 행복하다`는 행정철학을 바탕으로 경기도에 스마트혁신 바람을 불어넣었다.

“책상에 모든 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자리를 뜰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이래서는 안돼요. 내가 가는 현장에 자료가 따라오도록 해야 합니다. 현장에 자주 가는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그렇게 일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스마트행정은 직원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서 출발합니다.”

김 부지사는 스마트행정의 목표와 방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가 경기도에 부임해 추진한 모든 업무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내용이다.

유연근무제, 요일선택제, 집중근무제 등을 비롯해 출근 거리가 먼 직원에게 일주일에 하루를 지정해 스마트워크센터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등 직원 편의를 위해 도입한 제도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고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간결하게 용건만 전달할 것을 주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롭게 하되 쉽게 다 함께 즐겁게 하자`는 모토와 전략으로 4G운동도 전개했다. 4G운동은 불필요한 업무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이고 현장을 찾아 애로를 해소해주고, 도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자는 행정문화 바꾸기 운동이다.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스마트워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에 선정됐고, 지방행정정보화 연구과제 발표대회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정보화 평가에서 열두번이나 수상했다. 4G운동으로는 무려 47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올해는 홈페이지를 사용자 중심으로 통폐합한다. 이를 통해 소통 기회를 늘리면서도 연간 5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 굳어온 공무원 사회의 일하는 문화를 바꾸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공공연하게 “부지사가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로 돌아가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겠느냐”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하고 융합행정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스마트오피스는 IT로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또 이를 시스템화하기 위해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1개 과에 불과했던 정보화 조직을 1국 3과 체제로 확대 개편합니다.”

김 부지사는 사후 문제는 조직과 문화로 풀기로 했다. 스마트오피스로 일하는 환경과 문화를 바꾸고, 융합행정으로 여러 부서가 수평적으로 협업하는 문화를 만들어 놓겠다는 계획이다.

“융합행정은 경기도가 처음입니다. 수평적 보고 체계가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예요. 가상조직이 되기도 하죠. 온누리 시스템에 사업별로 등록해 진척사항을 모아 공유하고 결재와 지시는 물론이고 토론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일종의 디지털협업공간이 되는 셈이죠.”

그는 융합행정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스마트행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무는 근무평가에도 10% 정도 반영해 참여도를 높였다. 지난해 우리 마을 만들기, 일자리 창출, 관광 활성화, 아토피 없는 경기도 등 4개 사업으로 시작한 융합행정은 올해 신청사 건립을 비롯해 10개 사업을 추가해 총 14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행안부에 있을 때 시범구축한 디지털행정 협업 시스템이 중단된 것이 그로서는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이에 그는 “경기도는 `스마토피아 경기 구현`이라는 비전으로 스마트행정과 도민 중심 소통·참여 통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행안부에서 한 것처럼 무겁지 않게 디지털융합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산하기관이 각 지방으로 흩어지면 자연스럽게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행정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3.0 달성을 위한 롤모델로 스마트행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도는 여러 면에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인데 청사가 남부와 북부로 나뉘어 있다”며 정부 청사를 세종시로 이전한 뒤 상황과 닮은 꼴임을 강조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