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국가 전력인프라를 이용한 광케이블 임대료 인상을 놓고 LG유플러스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법적 소송으로 번지면서 장기화될 전망이다.
6일 전력 및 통신 업계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말 송전설비를 이용한 광케이블 임대료 인상안을 LG유플러스가 받아들이지 않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조정안 협의를 위해 양측을 소집했지만 LG유플러스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소송이 시작됐다.
한전은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2000년에 산정한 임대료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 방송통신위원회가 밝힌 절충안보다 임대요금이 과다하게 책정돼 이를 받아드릴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한전은 보유 광케이블 여유분을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사업자에게 임대 제공한다. 한전의 광케이블 임대율은 LG유플러스가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연간 한전에 지불하는 임대요금만 50억~7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지난해 4월 삼정회계법인 용역을 근거로 광케이블 임대료를 1만4300원에서 4만1561원으로 인상안을 발표했다. 13년만에 요금 현실화에 나선 것이다. 통신업계는 반발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7월 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의뢰해 한전의 광케이블 임대료는 현행 1만4300원에서 1만8235원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당초 한전이 요구한 인상안과는 차이가 크다.
한전 관계자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자구 노력에 일환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임대료는 10년 전 가격인 만큼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소송이 시작된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소송 대상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해 정부(방통위)가 발표한 검증결과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법원 조정안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한전의 소송 대상은 우리 기업이 아니라 검증결과를 발표한 방통위로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