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순차 영업정지 제재를 받는 기간에도 최대 100만원 수준의 휴대폰 보조금이 등장했다.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 가면서 막판 가입자 유치전으로 시장이 극도로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KT(대표 이석채)는 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출범과 정부조직 변경 등 어수선한 시기를 틈타 이동통신시장에서 과도한 리베이트에 의한 불법 보조금으로 시장이 혼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시장 혼란을 주도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처벌해 줄 것을 촉구했다.
리베이트란 사업자나 제조사에서 조성된 수수료가 대리점을 거쳐 최종 판매점에 지급되는 단말 판매건당 수수료를 말한다.
이현석 KT 세일즈기획단장은 “22일부터 SK텔레콤과 LG에서 엄청난 수준으로 시장과열을 촉발한다”면서 “어제도 방통위가 안정화를 요청했는데 오늘도 그대로이며, 최근 무선시장은 규제가 통하지 않는 공황상태”라고 말했다.
KT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지난 22일부터 판매점에 휴대폰 출고가 수준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지난 1일과 2일 갤럭시S3, 옵티머스G, 베가R3등 LTE 주요 모델 판매점 리베이트를 조사한 결과 LTE720 요금제 가입 조건으로 각각 88만원, 100만원, 91만원 등 출고가를 상회하는 리베이트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판매가도 갤럭시S3가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번호이동(MNP)에 특히 많은 리베이트를 집중하면서 번호이동건수도 급증했다. LG유플러스 영업정지기간 중에는 일평균 2만6000건, SK텔레콤 영업정지기간 중 일평균 2만5000건 수준이던 번호이동건수가 KT 영업정지가 시작된 이후에는 일평균 3만8000건으로 150% 이상 증가했다.
이 단장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초저가 가격 공세가 도를 넘는다”면서 “최근에는 KT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사례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시장 안정화라는 방통위 심결 내용을 따라야 한다”면서 “방통위도 시장 혼탁을 주도하는 사업자에 대해 즉각적인 시장조사 진행과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쟁사는 타사 영업정지 기간 중에 막대한 보조금을 썼던 KT가 자사 영업정지 차례에 타사를 비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시장 과열의 한 축이었던 KT가 간담회를 열고 시장 과열을 지적하는 행태는 결국 타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LG유플러스도 “KT는 경쟁사 순차 영업정지에 과도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과열시키며 신규가입자를 대거 모집한바 있다”며 “특히 온라인, 사내채널(GB) 등 특수채널을 이용하며 가입자를 유치해 자사 유통구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KT는 가입자 이탈이 급속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경쟁사를 비방하기 보다 자사 문제점을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 영업정지 기간 중 번호이동건수
자료 : KT(`12년에는 3개사 영업, `13년 정지기간 중에는 2개사만 영업)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