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바일 게임이 한국 시장 공습에 성공했다. 한 달에 수십억원 매출을 올리는 게임이 연이어 세 개나 등장했다. 세계 최대 게임 강국임에도 한국에선 맥을 못 춘 일본 게임이 모바일 시장에서 처음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사 그리가 한국 시장 공략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한일 모바일 게임 업체의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 게임이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일궈냈다. 흥행몰이 주역은 `밀리언아서`와 `퍼즐앤드래곤` `바하무트` 삼총사다.
일본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한 밀리언아서는 출시 두 달이 지났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5위로 여전히 상위권이다. 밀리언아서의 월 매출은 70억~80억원 수준이다. 상승세는 완만해졌지만 오히려 하루 매출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게임의 생명 주기가 짧은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밀리언아서는 올해 최소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전망이다. 어지간한 온라인 게임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퍼즐앤드래곤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해 12월 그라비티가 들여와 한글화 서비스를 시작한 뒤 월 매출 20억원 수준을 유지한다. 그라비티의 대표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시리즈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그라비티 측은 “이렇다 할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도 성적이 좋다”며 “한국 오픈마켓 출시에 맞춰 별도 마케팅도 진행할 계획이어서 추가 성장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싸이게임즈가 개발한 바하무트도 한 달에 20억원 정도를 벌어들인다. 바하무트를 서비스하는 일본 디엔에이(DeNA)는 대작 모바일 게임 `블러드 브라더스`를 출시해 또 한 번 돌풍을 예고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일본 최대 모바일 게임 업체 그리다. 그리코리아는 3월 모바일 게임을 본격 출시한다. 올해 총 8종의 게임을 선보인다. 이달 대표 인기작인 `모던 워`를 시작으로 `만테카히어로`, 한국 개발 스튜디오가 만든 야심작 `로스트 인 스타즈`도 베일을 벗는다.
주목할 대목은 일본 모바일 게임 흥행이 카카오톡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성공은 카카오톡의 간택을 받는지에 달렸다`는 공식을 일본 모바일 게임이 깼다. 재미와 완성도가 비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흥행작들이 카카오 서비스 없이도 인기가 높은 것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게임`이란 사실을 증명한다”며 “당장의 실적에 급급하기보다 치밀한 기획력과 게임성으로 승부를 거는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초기 단계다. 다양한 성공은 시장 확대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본 대형 게임사들이 지금처럼 흥행 돌풍을 이어간다면 중장기적인 주도권 싸움에서 우리 기업들이 불리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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