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식물공장 선두기업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을 가다

“향후 10년 안에 상추 등 엽채류 국내 소비의 50%를 식물공장에서 공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6일 오전 경북 구미시 구평동에 위치한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대표 박후원)이 운영하는 식물공장. 이 식물공장은 연면적 132㎡ 규모로 테스트베드용이다. 국내 최초로 순수 LED조명만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여기서 생산된 엽채류는 매일 40㎏씩, 한 달이면 1.2톤을 생산한다.

박후원대표
박후원대표

식물공장은 시설공간에 LED 등 인공 광원을 활용, 온도와 양분, 수분 등을 제어해 농산물을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정보기술(IT)과 농업기술이 접목돼야 가능한 대표적인 융합산업이다. 게다가 식물공장 지붕 여유공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엽채류는 일반 노지 재배보다 생산성이 10~20배에 달하며,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다.

식물공장에 설치된 LED조명은 적색과 청색, 백색의 조명 비율을 조절해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술이 숨어있다. 관련 국내특허(LED를 이용한 식물촉성재배방법 및 장치)는 물론이고 지난해에는 국제특허(일본)도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박후원 사장은 “식물공장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인데, 식물공장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도 설비는 첨단이지만 에너지 사용 대비 생산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식물공장은 인공광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에 따른 식물 생산량이 얼마가 되느냐가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운영하는 식물공장은 절전방식 LED 점등 기술과 태양광을 접목시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태양광에서 발생한 전기를 일반 전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직결방식의 절전형 LED전용 컨트롤러를 직접 개발해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매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식물공장 보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구시농업기술센터에 대구 최초로 식물공장을 시공했다.

국내 최초로 지하보도에 설치한 인천 송림지하보도 식물공장은 시민들의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천 식물공장은 지난해 6월, 일본 NHK가 생방송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카스트는 지난해 식물공장 관련 공공사업의 90%를 도맡아 진행했다. 조만간 식물공장에서 딸기를 재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1억여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식물공장 시설 분야에서는 국내 선두기업인 셈이다.

경북테크노파크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 중인 `대경권 식물공장 기반산업 생태계조성지원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귀농인 정착을 돕고, 농업인들에게는 안정적 수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공장 창업지원과 인력양성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박후원 사장의 생각이다.

문영백 경북TP 신사업진흥팀장은 “IT와 농업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식물공장은 미래농업의 핵심”이라며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 등 식물공장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인력양성, 창업, 판로확대, 유통 등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은 그동안 축적한 식물공장 노하우를 기반으로 향후 시설 구축비를 낮추고 에너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 R&D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후원 사장은 “귀농인과 농업인이 적은 투자로 식물공장사업에 참여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식물공장이 활성화되면 유통비용 절감 및 농산물 수급조절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