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중소 LED 조명업체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소 업체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가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군소 업체 상당수가 마땅한 해결책 없이 “일단 버티자”는 식이어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동안 LED 조명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과거 3만원 수준이던 백열등 대체용 LED 전구 가격은 절반인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평판형 제품도 30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일견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가 경쟁이 과열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저가·저품질 중국·대만 부품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가 가격 하락을 이끌면서 다른 기업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낮추는 상황이다.

LED 조명 업체는 대부분 부품을 외부에서 구입해 조립·판매하기 때문에 저가 부품을 사용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판가를 낮출 방법이 없다. 정상 부품을 사용하면 제조원가 차이가 너무 벌어져 밑지고 팔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국산 0.2W급 LED 패키지 가격은 90원대에 거래되는 반면에 중국·대만 제품은 40~6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ED 조명업체 관계자는 “최근 무리하게 판매 가격을 낮추다가 품질에 문제가 생겨 도산한 업체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가격이 낮아졌지만 수요는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기술 장벽이 낮아 신생 업체는 계속 생기고 있고 기존 업체는 마땅한 대안 없이 버티기에 돌입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이득이 없는 `건강하지 못한`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또 다른 LED 조명업체 사장은 “지난 몇 년간 수많은 LED 조명 기업이 무너졌지만 아직도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적지 않다”며 “저가 경쟁이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