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간부들이 협력업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리베이트를 대납시키는 등 대기업 하도급 횡포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 등 불법행위에 연루된 금호석유화학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23명을 입건하고 금호석유화학 지모(51) 상무 등 간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2009년 7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2개 하청업체를 상대로 58회에 걸쳐 모두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매출 부풀리기 차원에서 지모 상무 등이 이런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리베이트를 약속해 공사를 수주하고 하청업체에 창호공사를 하도급해주는 조건으로 5억5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대납시킨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금호석화 간부들이 하청업체들로 구성된 골프모임을 조직해 매월 골프접대를 받고 하청업체 대표로부터 외제차량을 제공받아 타고 다닌 사례도 적발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측은 내부감사를 통해 불법 사실이 적발돼 이미 해고처리된 전 임원의 단독 범행으로 회사도 피해자라고 밝혔다. 전자세금계산서 시스템이 도입됨에 따라 업무처리상 발주업체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을 뿐 일방적으로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하청업체에게 부당하게 부담시킨 채무는 없으며 오히려 하청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채권이 일부 확인돼 손실처리 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해당 임원 단독 판단과 지시에 따른 과실로 회사도 사실상 피해자”라며 “협력업체 제보와 내부감사를 통해 내부적으로 징계했고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