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굴욕…최근 5년간 수익률 -10%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최근 5년간 코스피의 실질수익률이 마이너스 10%에 머물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전기·전자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자랑했다.

7일 한국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 2008∼2012년 5년간 코스피에 투자했을 때 실질수익률은 -9.66%, 위험프리미엄은 -11.31%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보호재단이 연세대 통계연구소와 함께 국내 주식·채권시장의 투자수익률과 위험자산에 투자한 대가를 뜻하는 위험프리미엄을 분석한 결과다.

시가총액 규모별로 보면 이 기간 중형주의 실질수익률이 -26.40%로 가장 낮았다. 소형주 실질수익률은 -17.75%, 대형주는 -6.54%였다.

업종별 실질수익률에서는 전기전자가 61.8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운수장비(21.55%), 화학(19%), 제조업(18.98%), 음식료품(15.23%) 등의 순이었으나, 이들 5개를 제외한 모든 업종은 마이너스였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실질수익률이 낮아진 것은 2008년, 2011년 두 차례 세계적 금융위기를 겪은 데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스피의 지난 10년간 실질수익률은 136.12%로, 5년 실질수익률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0년 실질수익률은 1년 만기 국고채에 비해 무려 115.98%포인트나 위험프리미엄이 높았다.

시가총액 규모별로는 중형주 실질수익률이 185.92%로 가장 높았다. 소형주가 163.36%였고 대형주는 140.32%를 기록했다.

업종별 실질수익률도 대체로 높았다. 운수장비업의 10년 실질수익률이 481.52%로 가장 좋았고 화학(401.09%), 운수창고(351.23%), 의료정밀(296.54%), 기계(248.69%), 의약품(244.41%)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의 장기 실질수익률은 코스피보다 훨씬 저조했다. 코스닥지수가 처음 발표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간 코스닥에 투자했다면 -71.59%의 저조한 실질수익률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의 장기 위험프리미엄 역시 2009∼2012년(32.34%)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5년 실질수익률도 제약(49.82%), 통신서비스(40.08%) 외에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코스닥의 10년 실질수익률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5년 수익률보다 양호한 편이었다. 특히 인터넷 업종이 777.89%의 높은 실질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코스피의 연간 실질수익률은 7.84%, 코스닥은 -2.1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코스피는 9.38% 상승했고, 코스닥은 0.77% 하락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3년 만기 국고채의 지난해 연간 실질수익률은 1.67%였다. 연간 수익률은 2011년보다 0.50%포인트 떨어졌지만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영향으로 실질수익률이 2.19%포인트 올랐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은 “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주식·채권시장의 투자 수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