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이 협력해 풍력발전기 제조에 나선다. 대기업이 소재·부품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이 발전기를 제조하는 최초의 협력 모델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풍력발전기 제조기업 유니슨을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업체로 선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니슨에 20㎿ 규모 풍력발전기 제조를 위탁할 예정이다. 유니슨은 다음달부터 2㎿용량 풍력발전기 10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핵심부품소재는 대우조선해양이 공급하고 유니슨은 발전기 전체 조립을 담당한다. 유니슨이 생산한 풍력발전기는 대우조선해양 상표를 달고 전남 영광군 하사리에서 추진하는 풍력발전단지 사업에 공급된다. 하사리 육상 풍력발전단지는 한국동서발전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 DMS가 공동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 호남풍력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풍력발전기 공급자로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선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이 OEM을 추진하는 것은 경제성 때문이다. 2009년 미국 풍력발전 업체 드윈드를 인수하고 2011년 캐나다 노바스코시아에 풍력발전기 생산 공장을 준공해 이미 제조기반을 확보했다. 하지만 운영·운송비를 감안하면 국내 생산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유니슨 또한 풍력발전기 제조에 있어 국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 OEM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의 협력은 풍력분야에서 전례가 없는 것으로 대·중소기업간 협력모델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풍력발전기 수요가 크지 않아 풍력발전기를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소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직접 제조에 나서는 것보다 생산을 위탁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일부 기업은 제조기지를 해외에 두고 있어 운송에 제약이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프로젝트 수주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해양과 유니슨의 협력 관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수주물량, 설치장소에 따라 다른기업도 OEM을 경제성 확보의 방편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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