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남게 되는 TV유휴대역(화이트 스페이스)을 활용하는 방안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국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일본, 핀란드, 캐나다 등도 미국을 벤치마킹해 주파수 재활용에 나서고 있다.
7일 각 국 정보통신 관련 부처가 내놓은 계획안을 종합하면 대부분 국가들은 TV유휴대역을 통신용으로 할당해 주파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다. 이미 총무성은 지난해 말 TV유휴대역에 미국처럼 슈퍼와이파이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일본국립정보통신연구소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TV유휴대역을 이용한 와이파이 전송 표준을 준수하는 무선공유기(AP)와 터미널을 개발하고 실증에 성공했다. 이 AP 단말기는 TV 주파수 대역 54~88㎒와 470~806㎒ 중 기존 사용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파수를 자동으로 선택해 연결한다. 향후 연구소는 이를 소형화, 저전력화해 세계 표준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유럽 대륙에서도 첫 발을 떼었다. 핀란드 통신규제위원회(피코라)는 올해 TV유휴대역을 활용하기 위해 주파수 공유기술인 CR(Cognitive Radio)를 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미 지난 8월 투르쿠 지역에서 CR 시범서비스를 실시했다. CR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서로 다른 형태 서비스와 단말기를 사용하면서 주파수 간섭 등을 최소화한 기술로, 이 프로젝트에는 이동통신업체인 페어스펙트럼(Fairspectrum)과 노키아, 알토 대학 등이 참여했다. 약 40㎢ 지역 내 470~790㎒ 대역에서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지 않고도 공유할 수 있는 시간대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이는 유럽 최초다.
캐나다는 미국과 인접해 있어 정책의 상당 부분이 겹친다. 산업부(IC)는 올해 1월 `TV유휴대역 내에서의 비 방송용 애플리케이션 운영 계획`을 내놓고 698㎒ 이하 TV대역 중 54~72㎒, 174~216㎒, 614~698㎒ 등 5개 대역 내에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규정과 조화를 맞춰 TV유휴대역 주파수 할당 기기의 이용이 가능한 채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오프콤은 올해 1월 `TV유휴대역 내 기기 이용요건에 관한 정책안`을 발표하고 이를 슈퍼와이파이, 시골지역의 브로드밴드 보급, 사물지능통신(M2M) 활성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콤 측은 “연내 TV유휴대역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 관련 법령 제정 및 수요자의 효율적 기술 이용방안을 위한 정책 수립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표] 각 국 TV 유휴대역 이용 현황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