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예산이 자동 감축되는 `시퀘스터` 발동이 IT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의 IT부문 투자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감소가 민간 IT 소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850억달러(약 92조3100억원) 규모 예산 삭감액 중 IT예산도 상당부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투자대비 효율이 높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포브스·인포메이션위크 등 외신은 포레스터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시퀘스터 영향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소프트웨어(SW)·IT컨설팅·시스템통합(SI) 등 IT지출이 5~7%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GDP 성장률이 0.5% 줄어들면 민간 IT 구매 비용도 0.5%~0.75%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IT지출은 미국 전체 IT지출의 약 9%를 점유하고 있다. 산하 기관과 지자체 등을 더할 경우 갑절에 육박한다. 델은 공공부문 매출이 전체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조달 비중이 큰 IT기업의 연쇄 타격도 예상된다.
포레스터는 시퀘스터 발동 이후에 올해 미국 전체 IT지출 증가율을 기존 예상치(7.5%)에서 1%가량 낮은 6~6.5% 수준으로 수정했다. IDC와 가트너도 시퀘스터 발동 이후 올해 미국 예상 IT지출액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스티븐 반로켈 미국 연방정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시퀘스터가 IT 구축과 변경을 지체하거나 보안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 기관들과 시퀘스터에 대응해 어떻게 IT 전략을 변경할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보안 예산만 해도 약 3400만달러(약 369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로켈 CIO는 연방뉴스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시퀘스터로 인한 예산 삭감으로 신기술 투자에 영향을 주거나 불확실한 예산안으로 IT관리자들의 초기 투자 결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에 연방정부가 강하게 추진해온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앤드류 바텔스 포레스터리서치 분석가는 “예정된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기존 설치형 소프트웨어(SW) 대신 가격이 낮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연방정부 CIO가 신규 서버와 스토리지, PC 등 구매를 연기해 하드웨어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IT 시장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봤다.
리시 수드 가트너 분석가는 시퀘스터 영향으로 연방정부 IT 지출이 단기적으로 0.5~1.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수드 분석가는 “IT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작은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봤다. 테드 당손 IDC 분석가는 기업의 지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표] IT산업 전반에 미칠 美 시퀘스터 영향 (출처: 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