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침해한 혐의로 5억6100만 유로(약 7900억원)의 벌금을 6일(현지시각) 부과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MS는 EU의 시정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이는 심각한 위반에 해당한다”며 벌금 부과 배경을 밝혔다. 알무니아 위원은 벌금 액수는 위반의 심각성과 위반 기간을 감안한 것이며 MS가 반독점 혐의 조사에 협력함에 따라 당초 예상액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의 이번 조치는 당초 합의안을 위반한 것에 대한 것이다. EU는 지난해 10월 MS가 2011년 2월부터 2012년 7월 동안 `윈도7` 이용자에게 `브라우저 선택 화면(BCS)`을 기본 메뉴로 제공하기로 약속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벌금 부과를 경고한 바 있다. BCS는 MS의 윈도 사용자들이 MS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가 아닌 크롬이나 모질라 등 타사의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MS는 2009년 반독점법 위반 사건을 종결하는 조건으로 모든 윈도 제품에 소비자들이 다른 브라우저도 선택할 수 있도록 BCS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MS는 윈도와 관련한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이미 여러 차례 EU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번 벌금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2억4000만 유로(약 3조1400억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MS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기술적 실수로 일으킨 문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며 이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앞으로는 유사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웹트래픽 분석 회사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유럽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MS의 비중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24%에 불과했다. 반면에 구글의 크롬은 35%, 모질라는 29%로 성장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