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가전업체들이 고객 참여 마케팅을 확대하고 나섰다. 필립스전자, 캐리어에어컨, 유진로봇 등 가전업체들은 생활가전 제품에서 고객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로 모니터요원 및 서포터즈 선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제품에 대한 평가 및 개선사항을 제안한다. 나아가 가격정책 및 디자인에도 의견을 제시하고, 주변 사용현황을 조사하는 마케터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업체들은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객의 니즈를 제품 개발에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프로슈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필립스전자는 최근 고객 아이디어를 자사 사회공헌 및 제품·서비스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했다. 8일까지 총 3주간 진행하는 아이디어 투표에는 현재까지 약 8200여명이 참여했다. 영유아 및 보호자의 척추건강이나 놀이환경 개선 등 국내 소비자들의 헬스케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태영 필립스전자 대표는 “한국 소비자는 세계 어느 소비자보다 예민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한 달간 받았던 아이디어가 6000개인데, 이는 다른 나라의 10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진로봇은 고객 평가단에서 나온 의견을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나온 아이클레보 아르떼는 국내 주거환경을 반영해 문턱에 걸리지 않고 넘어가는 기능을 강화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에 성공했다. 또 2010년 출시된 아이클레보 스마트는 물걸레 기능을 요구하는 국내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초극세사 물걸레를 장착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견업체 캐리어에어컨과 한경희생활과학은 올해 처음으로 주부 모니터링단을 선발했다. 캐리어어에컨은 주부 프로슈머를 모집해 자사 연구소 방문은 물론이고, 지방의 공장 등 생산시설 방문 등 소통의 장을 넓히고 있다. 아이디어만 듣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자사 행사에도 참여하는 자사 홍보대사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경희 측도 주방가전으로 보폭을 넓히는 과정에서 주부 모니터링단의 의견 반영을 늘려가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가격정책 등에도 의견을 듣고있다”며 “아이디어 제품 위주로 제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고객 참여 및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