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에어컨 ‘3대 핵심 포인트’만 뽑아보니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르면 3월 중순부터 기온이 높아지면서 에어컨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지난해 7·8월에는 에어컨 수요가 폭발하면서 시중 에어컨 재고가 동나는 바람에 제품 값을 치르고도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기상청이 지난 2월 22일 내놓은 여름철 기후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평균기온은 평년 기준인 22~25도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으며 강수량 역시 평년 기준인 501~940mm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는 지난 한 해 다소 주춤했던 에어컨 수요가 올해 폭증해 판매량도 2012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트렌드1. 소비전력 다이어트 = 전력수급 불균형과 1년 반 동안 4번이나 오른 전기요금 때문에 전자제품의 소비전력 다이어트는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특히 에어컨이 시간당 소비하는 전력은 일반 날개 선풍기(60W)의 30배 이상인 1,100W에서 2,500W에 달한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소비전력을 예년보다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LG전자 ‘손연재 스페셜G’. 알루미늄 열교환기를 써서 전력 효율을 최대 20% 높였다.
▲ LG전자 ‘손연재 스페셜G’. 알루미늄 열교환기를 써서 전력 효율을 최대 20% 높였다.

지난 6일 LG전자가 출시한 에어컨 ‘손연재 스페셜G’는 초절전 인버터를 탑재해 ‘2012년 휘센’보다 20% 소비 전력을 줄였다. LG전자 RAC연구소 진심원 상무는 “구리 소재가 아닌 알루미늄 열교환기를 써서 지난해보다 20% 효율을 높였다. 냉매를 전달하는 바람의 세기인 풍량도 지난 해 모델보다 10% 가량 높였다”고 설명했다. 네 방향에서 동시에 바람을 전달해 체감온도를 빨리 낮추는 ‘4D 입체냉방’ 역시 건재하다.

▲ 삼성전자 ‘스마트에어컨 Q9000’. 바람문을 이용해 냉방 강도를 조절한다.
▲ 삼성전자 ‘스마트에어컨 Q9000’. 바람문을 이용해 냉방 강도를 조절한다.

1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에어컨 Q9000’도 초절전 인버터를 탑재해 스탠드형 에어컨보다 최대 76% 에너지 소모를 줄였다. 바람을 불어넣는 회오리 팬을 바람문으로 막아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목표 전력량을 설정해 매월 정해진 만큼만 냉방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다. 누적 전력량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 트렌드2. 손 안대고 말로·터치로 = 3,000만대 이상 팔린 스마트폰을 이용해 조작 가능한 가전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지프림은 올해 스마트 가전 시장 규모를 8억달러 이상으로 내다보았다. 물론 이는 에어컨도 예외가 아니며 삼성전자·LG전자 역시 에어컨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 근거리통신기술을 이용해 각종 태그에 스마트폰만 가져다대면 자동 조작이 가능하다.
▲ 근거리통신기술을 이용해 각종 태그에 스마트폰만 가져다대면 자동 조작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에어컨 Q9000’과 LG전자 에어컨 ‘손연재 스페셜G’ 역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제어가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를 이용해 실외에서 에어컨 조작이 가능하며 원하는 에어컨 운전 상태를 기록해 두었다 버튼 한 번으로 불러낸다. 근거리통신기술(NFC)을 이용해 원하는 운전상태가 기록된 태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면 원터치로 에어컨을 조작한다.

특히 ‘손연재 스페셜G’는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해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에 손을 대지 않고도 간단한 음성 명령으로 에어컨 전원 끄고 켜기나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LG전자 RAC연구소 진심원 상무는 “표준어 뿐만 아니라 방언(사투리)도 인식 가능하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제품에 내장했다”고 설명했다.

◇ 트렌드3.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를… = 기상청에 따르면 올 봄 황사는 최대 5일간 지속되어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름이 2.5미크론 미만인 미세먼지(PM 2.5)가 건강에 가져다주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에어컨은 바람을 일으켜 냉매를 실내 공간에 흩뿌리며 온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실내 오염의 주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LG전자 ‘손연재 스페셜G’는 3M과 공동으로 3년간 개발한 ‘하이 에어플로 필터’를 장착했다. 이 필터는 미세먼지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1미크론 단위의 먼지도 걸러낸다. 먼지 뿐만 아니라 먼지에 섞인 바이러스까지 살균하는 기능을 담았다는 것. 삼성전자 ‘스마트에어컨 Q9000’은 4계절 청정필터와 숯 탈취 필터, 바이러스 닥터를 장착했다. 특히 에어워셔와 마찬가지로 미세 수분입자를 이용한 제균 자연가습 기능도 갖췄다.


◇ 자연향 사라진 이유는… = 한편 LG전자가 2011년부터 2012년에 걸쳐 자사 에어컨에 탑재했던 기능인 ‘숲속바람’ 기능은 이번 ‘손연재 스페셜G’에서는 빠졌다. 이 기능은 LG전자가 LG생활건강과 공동으로 연구해 탑재한 기능이며 설악산에서 채취한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 안정감과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 당시 설명이었다.

▲ '숲속바람' 기능은 2013년형 제품에서 제외되었다.
▲ '숲속바람' 기능은 2013년형 제품에서 제외되었다.

이 기능이 ‘손연재 스페셜G’ 뿐만 아니라 2013년형 LG전자 에어컨에서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검토한 결과 자연향의 농도를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기능이 필요했는데 현 단계에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해 올해 제품에서는 제외했다. 조만간 다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