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구글, 어제는 친구…오늘은 '격돌'

구글플레이 단말기 판매 임박…결제는 달러로

한국 구글플레이(http://play.google.com)에서 넥서스 기기 판매가 임박했다.

구글코리아는 2011년 국내 전자결제대행(PG) 사업자 등록에 실패한 후 구글플레이에서 넥서스 기기를 취급하지 않다 최근 전격 판매를 결정했다.

구글코리아는 조만간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넥서스` 기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글플레이 사이트에 넥서스7 판매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
구글코리아는 조만간 국내 구글플레이에서 `넥서스` 기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구글플레이 사이트에 넥서스7 판매 준비 작업이 시작됐다.

구글이 직접 개발한 스마트기기가 한국시장에 상륙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구글과 협력 비즈니스를 펼쳐온 국내 제조사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구글은 한국에서 PG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해외 결제를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11일 구글플레이는 판매 목록에 `기기`를 추가하고 구글 레퍼런스 단말기 판매 준비를 시작했다. 7인치 스마트패드 `넥서스7`을 필두로 스마트폰 `넥서스4`, 10인치 스마트패드 `넥서스10`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는 구글이 직접 안방 시장을 겨냥하면서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격돌하게 됐다. 넥서스 시리즈가 돌풍을 일으키면 이른바 `구글 동맹`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원활한 원화 결제를 위해 2년간 PG 등록을 추진하던 구글코리아는 결국 해외 결제를 택했다.

국내 가이드라인을 맞추는 것이 어렵고 더 이상 넥서스 기기 판매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한국 구글플레이에 명시된 넥서스 기기 판매 약관에 따르면 기기 가격은 미화(USD)로 청구된다. 현재 웹사이트에 `넥서스7` 가격이 29만9000원으로 표시돼 있지만 소비자가 결제할 때는 달러로 표시된다는 말이다.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구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사에서 기기 가격에 더해 외환거래수수료와 환율수수료를 추가적으로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플레이 기기 웹사이트에 게시된 모든 가격은 구매 완료 이전에 언제라도 통보 없이 변경될 수 있다. 구글코리아는 약관에서 “구글플레이에 게재된 원화 기기 가격은 참고용으로 제공한 것”이라며 “원화 가격이 신용카드사에서 실제로 청구하는 금액과 동일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결제했다 추가 비용을 납부할 수 있어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구글코리아는 이런 불편 때문에 국내 PG 등록을 추진했으나 서버를 국내에 두고 일정 수 이상의 보안 인력을 둬야하는 국내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해 실패했다.

정부는 2년 전 농협 해킹사고 이후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결제대행업 설립기준을 강화했다. 구글코리아의 PG사업자인 구글페이먼트코리아는 아웃소싱회사인데다 서버가 해외에 있는 등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해 등록되지 못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PG 등록을 추진했으나 국내 가이드라인을 맞추지 못했다”며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넥서스7` 등을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조만간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기기 판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