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올해 세계 IT 지출이 5.5% 가량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12일 발표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IT 지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유럽의 경기 침체, 수출감소로 인한 아시아 경제의 타격 등 `재정 절벽(fiscal cliff)`의 어두운 그늘에서 기업 심리가 악화됐으나, 2012년 전세계 IT 지출은 전년대비 5.9% 증가해 2011년의 5.8% 와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에 대한 IT 지출은 총 2조달러에 달했으며, ICT 지출(텔레콤 서비스 포함)은 4.8% 성장한 3조6천억달러를 기록했다.
IDC는 그러나, 작년 지속된 달러화 강세로 인해 미국 기반 IT 공급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은 결과, 달러화 기준으로 전세계 IT 지출은 3.3% 성장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기록된 달러화 기준 9.5% 성장률에 비하면 심각한 경기 둔화를 나타낸 것.
전반적인 IT 지출은 안정적이었지만, PC 산업은 2012년에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2% 하락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잠식이 IT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면서, 서버, PC 모니터, 피처폰 등도 매출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지출이 PC를 넘어서서 거의 3천억달러에 달했고, PC 지출은 2천330억달러로 감소했다.
IDC 관계자는 "제품간 잠식현상(cannibalization)이 업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대체하고, 태블릿 도입이 PC 지출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클라우드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인프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IDC는 이어 올해 기업과 소비자들이 모바일 디바이스,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전세계 IT 지출이 5.5%(constant currency 기준)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가 지난 12개월간 급격한 변동을 겪었으며 2013년 1분기에도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올 하반기에 경기가 안정되면서 IT 지출이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유럽은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 분석했다. 유로존과 영국이 지속적인 부채 위기를 벗어나는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유럽의 테크 지출은 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모바일 디바이스를 제외할 경우 유럽의 성장은 1% 미만일 것이란 설명이다. 일본은 대지진 피해 복구로 2012년 4%의 IT 지출 성장을 이뤘지만, 이러한 모멘텀이 대부분의 동력을 잃으면서 올해 IT 성장이 0%에 머물 것이라 예측했다.
이머징 시장의 경우, 지난 12개월 동안 브라질, 인도,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IT 벤더들에게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면서 불안한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2013년 전반적인 경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종민 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