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선박통신장비업체 오스코나는 지난해 11월 일본 후지공업과 드릴십 10척 분량의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후지공업은 오스코나의 인터콤 등 위성통신 부품을 이용해 패키지 형태의 해양플랜트용 수중통신시스템을 만들어 세계 주요 플랜트 제조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오스코나(대표 안승문)는 최근 해양플랜트용 IT부품과 위성전화 등 선박용 틈새 통신장비 시장을 개척하며 해양IT 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선박 내 방송시스템, 텔레폰, 시차조정 마린클락시스템 등 각종 선박 항해 방송통신 장비를 국산화하며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조선 경기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매출이 수년간 제자리를 맴돌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오스코나는 IT융합 해양플랜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육상의 화두였던 클라우드와 스마트 등 디지털 기술을 해양에 접목해 IT와 융합한 해양플랜트용 특화 통신장비 개발에 승부를 걸었다.
안승문 사장은 “국내외 해양플랜트 전시회와 사업 설명회, 무역사절단 등을 다니며 신규 사업 아이템을 발굴했다”며 “회사의 진로를 IT융합 해양플랜트 통신 시장으로 정해 틈새 기술과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후지공업과 계약한 통신 부품은 해양플랜트 시장을 겨냥해 만든 오스코나의 첫 제품이다. 해양플랜트 건조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잠수 요원과 플랜트 관제센터 간 교신을 지원한다. 해외 전시회에서 그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출시 몇 달 만에 오스코나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선박 위성 통신 노하우를 토대로 해양플랜트 및 선박용 위성전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항로별 맞춤 통신 기술을 적용, 선내 통신 두절의 단점을 보완했고 고가의 위성전화 통신료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안 사장은 “높이 떠 있는 위성은 넓은 지역을 커버하지만 통신 이용료가 많이 든다. 낮게 떠 있는 저궤도 위성은 서비스 지역은 좁지만 비용이 싸다. 저궤도 위성 이용을 자동 제어하는 방식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오스코나는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이 중 수출이 70%를 넘는다.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결과다. 현재 중국과 일본, 베트남, 인도, 그리스의 조선사부터 해운사까지 해외 거래처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해양용 무선위성 복합 단말기와 솔루션 등 추가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위성 통신을 기반으로 전 해역에서 이메일, 메신저 등을 사용할 수 있고, 밀폐된 선박 내에서도 통신이 가능한 장치다. 나아가 정박 중인 선박과 고정식 해양플랜트 내에서 정보 및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통신 시스템도 개발 구축할 계획이다.
안승문 사장은 “해양플랜트에 오스코나의 자체 위성통신 기술 노하우를 결합해 육상에서 가능한 첨단 통신 체계를 해상에서도 가능하도록 구현하고 있다”며 “새로운 해양플랜트용 IT 특화 제품을 계속 개발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