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산업진흥원, 쥐꼬리 예산에 제역할 할까?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의 연간 총 사업비가 10억여원 수준에 불과해 대전 지역 문화기술(CT)산업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열악한 예산으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기관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들어서 있는 대전CT건물센터 전경.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 들어서 있는 대전CT건물센터 전경.

12일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 기관 예산은 총 43억원으로, 이 중 순수 사업비는 전체의 3분의 1을 조금 웃도는 15억3700만원 규모다.

나머지 예산은 직원 인건비(12억5500만원)와 건물 유지비(12억6100만원), 기타 업무 추진비(2억원)가 차지했다.

사업 추진 주체인 인건비와 사업비가 거의 비슷한 규모다.

사업 예산은 쥐꼬리만 한데 전체 직원 수는 21명이나 된다. 사업비만 놓고 봤을 때 직원 1명당 1억원도 채 안 되는 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세부 사업별로는 모션캡처 액션 창작 및 환경조성 사업(5억원)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시장창출형 콘텐츠 지원사업(2억원), 액션스쿨운영사업(1억6000만원), 슈퍼컴 활용 및 렌더링 사업(2억원)이 주를 이룬다.

진흥원 사업비는 2011년 4억3000만원에서 2012년 13억원, 2013년 15억3000만원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하다.

예산 대부분은 대전시로부터 지원받는다. 시 지원이 적으면 진흥원 자체적으로 발로 뛰어서 사업을 유치해야 하지만 최근 1년간 이렇다 할 사업 유치건이 없다. 다른 지역 CT 진흥기관처럼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는 아예 엄두도 못 낸다. 국비사업으로 고용노동부의 청년취업아카데미사업, 중소기업의 1인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사업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으나 CT산업 지원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상황이 이렇자 대전지역 벤처업계에서는 진흥원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 한 관계자는 “문화산업진흥원 역할이 CT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인데, 기업에서 볼 때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며 “연간 사업비를 다 합친다 해도 10억원이 조금 넘는데 산업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흥원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기관 설립 당시 태생적 한계로 인해 획기적인 예산 증액이 어렵다는 상황이다. 5년여 전 대전시가 CT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관을 설립했지만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힘든 형편이라는 것이다.

이효정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은 “재량껏 사업을 추진하고 싶지만 예산이 수반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주어진 상황에서 HD드라마타운 등 영상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국비 사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