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시장을 잡아라](하)해양플랜트 국산화 발등에 불

해양플랜트 중견 기자재 업체를 육성하기 위한 지원에 정부는 물론 조선사까지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양플랜트 시장의 절반이 넘는 기자재 국산화를 위한 움직임이다. 설비 국산화는 납기관리와 유지보수의 용이함으로 해양플랜트 건조시간과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R&D센터 기반구축 사업을 통해 국산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기자재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를 구축하는 이 사업은 상부설비와 심해저설비 등 국산화가 필요한 핵심 기자재를 개발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실증실적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견 기자재 업체 육성을 위한 대기업 차원의 지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파즈플로`를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들과 해양시추설비의 핵심장비인 드릴링 시스템 국산화에 도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33개의 해양 기자재 관련 국산화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도 추가 연구개발 아이템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진출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오일메이저 공급업체 등록은 원스톱 서비스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국선급은 석영시스템즈와 오일메이저 벤더등록 지원 시스템 개발 사업을 통해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원스톱으로 공급업체 신청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벤더등록 지원 시스템은 기자재 업체가 안내 절차에 따라 내용을 작성하면 오일메이저 에이전트에 업체 등록신청을 할 수 있다.

한국선급은 지원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취합되는 공급업체 등록 정보를 세미나와 교육 등을 통해 사전 공개해 시스템 개발 전에도 기자재 업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달 40여개 기자재 업체를 대상으로 첫 교육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실무 위주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술개발과 오일메이저 공급업체 등록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진행되면서 국내 플랜트 기자재 업체들은 IT 융합으로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전통적인 해양플랜트 설비 이외에 해양자원 경제성 평가와 같은 컨설팅 단계, 설계 툴 및 시뮬레이션, 해양플랜트의 원격제어 및 로봇설비, 운영제어시스템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IT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자재 업계는 개발된 기술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수주실적 확보와 컨설팅과 설계 단계에서의 국내기업 진출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기자재와 설계 단계에서 수주실적을 갖춘 기업 기반이 있어야 조선사들이 국내 기자재를 오일메이저에 추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상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는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 등 정부 차원에서 실제 해양 광구를 확보해 국산 기자재 업체들이 수주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분명 위험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 길조차 막힌다면 현재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는 수많은 해양플랜트 기자재 기술은 활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