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알고 지내는 각계(정치인, 공무원, 유관기관, 언론인 등) 지인들이 공언(?)하거나 약속(?)한 새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컨트롤타워 업무 비중은 이랬다. 과거 정통부에서 통신·장비가 80%, 소프트웨어(SW)가 20% 비중이었다면 새 정부의 ICT 컨트롤타워는 SW가 70%를 차지하고 통신·장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30% 수준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새 정부 출범에 앞서 과학기술과 ICT컨트롤타워가 합해진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됐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가 내 건 창조경제를 일궈 나갈 핵심 부처이자 아이콘이다. 그러나 부처 간 업무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즈음엔 여기저기서 `호랑이를 그리겠다고 했는데 고양이가 돼 가고 있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솔직히 호랑이를 그리려고 했다면 완성된 그림도 호랑이가 되게 하는 것은 그 분들의 책임이자 역할 아닌가 싶다.
반대를 위한 반대에는 어떤 해결책도 없다. 그럼에도 호랑이가 되도록-과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일이나 포항제철을 육성한 예-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신뢰 받을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공전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방송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나서 보면 정치적 역학관계를 인식한 자존심 싸움으로 비쳐진다. 방송은 정치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업차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과 SW다. 정작 중요한 창조경제의 기본인 과학기술과 SW는 방송논쟁에 아예 묻힌 것 같아 씁쓸하다.
`SW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는 안 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는 듯하다. 헌데,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것 같다. SW 중심의 생각, SW적인 사고,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 생각이 가능한 사람이 몇 %나 될까. 추측 해 보건데 10%도 안 될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일단 SW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느냐는 점이다. `이제 SW가 경쟁력이다. 어느 분야든 SW를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SW가 앞으로의 살길이다. SW는 기술이 아니라 자동차·가전처럼 산업이다.` 이런 말을 최근 몇 년 간 많이 들어 왔을 것이다. 과연, 지금 이 말이 실현될 수 있다고 느껴지는지 묻고 싶다.
이젠 SW가 없는 자동차·가전·회사업무·상거래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SW는 모든 분야의 경쟁력 원천이 됐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SW를 산업으로 육성하고 보호하고 키워 나갈 수 있는 안목과 실천력을 갖춘 정책과 정부 역할이다. SW가 중심이라는 ICT컨트롤타워는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과 육성을 담당 할 사람들이 어떻게 구성되느냐`와 `실제로 조직적으로 힘이 실려 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SW 산업의 운명이 정해진다고 본다.
SW산업 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 미래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한 마인드를 가진 수장이다. SW적 마인드와 SW산업 경험을 가진 인물이 수장이 되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지켜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과학기술·방송통신·SW가 합쳐진 미래부에서 적어도 ICT 수장만큼은 SW적 마인드와 경험을 가진 사람이 수장을 맡아야 한다`며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아마 미래부는 통신 쪽 경험자들이 거의 다 포진될 건데, 참 큰일이다`는 염려도 있다. 솔직히 이런 염려가 기우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선 때 원래 취지에 맞게 비례대표를 구성한 것이나 인수위 구성, 장관 선임 과정을 보면 새 정부가 원칙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국정운영 비법과 혜안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위해 진심어린 행보를 보이며 하나하나 추진되는 것 같아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희망적이다.
앞으로 남아있는 긴 국정운영 수순에서도 구시대의 여러 불합리한 관행과 습관을 원칙과 혜안을 가진 묘수로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저변의 민심을 조금이라도 더 수렴해 역사상 가장 투명하고 유능한 서비스 정부가 완성되기를 빌어 본다.
부디 미래부 ICT컨트롤타워에는 SW마인드와 경험을 가지신 분이 수장으로 오게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