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꿈꾸는 싸이월드 "더 이상 페이스북 따라가지 않겠다"

“더 이상 페이스북을 따라가지 않겠습니다. 모르는 사람의 일상까지 봐야하는 SNS의 피로도가 누적돼 가고 있습니다. 기존 SNS와 다르게 `라이프 로그`를 잘 쌓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나갈 겁니다.”

재기 꿈꾸는 싸이월드 "더 이상 페이스북 따라가지 않겠다"

싸이월드가 재기를 꿈꾼다.

싸이월드는 최근 메인 화면을 4년 만에 네이트와 분리했다. 메인은 이미지와 사람 중심으로 구성했다.

서비스 개편은 처음이 아니다. 싸이월드는 앱 3.0, 모아보기, 싸이랑 등 여러 서비스를 내놓고 지속적으로 개편해왔다. 하지만 `싸이메라`를 빼놓고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김영목 SK커뮤니케이션즈 서비스1본부장은 “계속 일등이었기 때문에 `방문자 수`만 믿고 혁신을 뒤쫓기 급급했다”며 “새로운 SNS를 따라가려다 보니 우리의 가치를 잊었던 것이 실패 원인이었다”며 반성했다.

그는 `싸이월드 본연의 가치 회복`을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이용자가 왜 미니홈피를 사용했는지 돌아보고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니홈피는 나만의 `홈`이라는 개념 때문에 이용자가 데이터를 더 잘 쌓는다”고 말했다. 또 “사진을 빠르게 소비하고 댓글로 반응하는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개인의 라이프 로그를 잘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빅데이터로 새로운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600만명이 넘는 싸이월드 회원이 올린 이미지 수는 지금까지 총 110억장이 넘는다. 다이어리, 게시글 등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도입한 `투데이 히스토리`가 시작이다. 과거의 내가 `오늘`과 같은 날짜에 무엇을 했는지 사진이나 다이어리 기록을 보여준다. 서비스 도입 이후 사용자 방문 횟수는 일주일에 평균 3일에서 4~5일로 늘었다.

싸이월드는 `동영상 슬라이드`도 준비 중이다. 20대에 미니홈피를 사용하다가 현재 30대가 된 이용자는 자신의 미니홈피에서 20대 시절의 사진으로 동영상 바이오그래피(일대기)를 만들 수 있다. 20대의 사진과 현재의 사진으로 과거와 현재를 담는다.

김 본부장은 “기존 SNS가 매일 올라오는 개인의 기록을 어떻게 보관하고 관리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존에 가진 빅데이터로 경쟁자보다 시장을 선점하고 장악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