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형 벤처투자 시장 만든다! 이렇게…

`선순환 벤처투자 생태계 그리고 민간 참여 유도.`

14일 발표된 모태펀드 운용계획은 이같이 정리된다. 스타트업·벤처 생태계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투자 분야에서 걸림돌을 제거한다. 벤치마킹 모델은 미국 실리콘밸리다. 정부 참여 없이도 원활하게 돌아가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시장과 같이 우리 시장을 바꾸겠다는 정부 의지다.

우선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을 챙긴다. 기술은 있고 담보력이 약한 스타트업이 은행 융자를 받지 않고 투자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도록 돕는다. 엔젤투자매칭펀드 운용, 400억원 이상 결성하는 청년창업펀드 그리고 1000억원 규모로 결성하는 창업초기전용펀드가 대표적이다.

회수(Exit)시장을 본격적으로 챙긴다. 펀드 운용사인 벤처캐피털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이는 투자 한계로 이어진다. 만기가 평균 7년인 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은 지속적으로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회수가 안 된다는 것은 차기 펀드 결성 투자자(LP) 모집 한계로 이어진다. 이는 벤처캐피털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게 만든다.

여기에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 부진이 영향을 줬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IPO)기업 수는 21곳. 2010년과 2011년 74곳과 57곳과 비교해 절반도 안 된다. 피투자 벤처기업 상장으로 자금 회수를 해야 하는 벤처캐피털에는 치명적이다. 미국 등 외국과 달리 인수합병(M&A)시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벤처캐피털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줬다.

이병권 중기청 벤처투자과장은 “벤처투자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회수시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간이 벤처투자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관심이다. 지난해 연기금 투자 부진은 벤처펀드 결성 축소로 이어졌다. 벤처투자시장의 정부 모태펀드 의존율이 높았다. 대안으로 민간에서의 자발적 투자를 유도하려고 했다.

대기업을 끌어들여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한다. 개인이 소액으로 창업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도입에도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은 지난해 미국에서 만든 이른바 `잡스(JOBS)법`을 빠르게 벤치마킹했다. 콘텐츠 펀드에는 대기업 문호를 열었다.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 분야는 산업적 중요성이 커졌지만 민간 참여는 여전히 부진하다. 법을 개정해 대기업 출자를 허용했다. 위험부담이 큰 독립영화·창작뮤지컬·제작초기단계 콘텐츠 등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산업 동반성장을 꾀했다.

다만 이 같은 의지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지는 의문이다. 벤처투자가 `리스크(위험)`에 비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지난해까지 청산한 21개 펀드 수익률이 9.3%로 다른 투자처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우수한 실적을 적극 알리고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종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민간에 문호만 개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그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표】모태펀드 투자 자조합(벤처펀드) 출자 현황 (단위:개,억원)


※자료:중소기업청·한국벤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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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선미기자, 김준배·이경민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