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에 곰국을 올려놓고 `깜빡` 해도 안심할 수 있다.
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든 가스레인지 가장 큰 화구(버너) 1개에 과열방지장치(안심센서) 장착이 의무화된다. 가스레인지가 냄비바닥의 과열된 온도를 직접 감지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한다. 내년부터는 전 화구로 확대된다.
이달 중순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동양매직 공장은 신제품 가스레인지 생산이 한창이었다. 내달부터 시행하는 가스레인지 안심센서 의무화 정책 때문에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였다.
양영성 동양매직 PS본부 PP팀장은 “이 곳 공장에서만 연간 최대 100만대의 가스레인지를 생산할 수 있다”며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컵 버너 타입의 안심센서는 물론이고, 크기를 대폭 줄인 가스밸브 제품도 모두 국산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동양매직은 가스오븐레인지로 잘 알려졌지만 린나이코리아와 국내 가정용 가스레인지 시장을 양분하는 대표 회사다. 삼성전자의 수출용 가스레인지 생산을 도맡는 등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양매직은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컵버너 타입의 안심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9개 특허 출원은 물론이고, 국제 특허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 컵버너 타입의 안심센서는 화력이 센 것은 물론이고, 불완전연소로 인한 공기오염을 최소화하고 요리상황에 따른 알람기능도 갖췄다.
완성된 가스레인지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전수 검수를 거쳤다. 직원이 일일이 화구마다 불을 붙여 가스 누출이 없는 지 살폈다. 뒤이어 안심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 지 검수가 이뤄졌다. 순간적으로 270도까지 온도가 올라갔고, 자동적으로 화구에 불이 꺼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제품은 내달부터 시행되는 제도에 맞춰 매장에 진열될 예정이다.
국내는 고층아파트, 빌라 등 대규모 공동주거형태가 밀집된 형태라 가스누출 여부에 대한 안전규격이 유달리 까다롭다. 동양매직도 초기에는 가스레인지 핵심기술인 가스밸브를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수입했지만, 까다로운 국내 기준에 맞춰 기술을 개발해 오히려 역수출에 성공했다.
제조 공장에서 준비는 끝났지만, 가격 인상 문제는 남았다. 장상욱 마케팅전략본부 과장은 “가스레인지 마진이 매우 적기 때문에 안전장치 추가에 따른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며 “기술개발은 물론이고 소비자 대상 판매촉진방안도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